잔잔한 울림을 갖는 곳, 물결식당
잔잔한 울림을 갖는 곳, 물결식당
  • 김규리
  • 승인 2020.05.26 12:20
  • 호수 16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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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촌사람들 - '물결식당' 박종필·허나혜 사장

온기 나눌 수 있는 공간 되고 싶어
학우들에게서 받는 긍정적 에너지에 감사해

돌담을 끼고 있는 아담한 길목에는 평화롭고 안락한 분위기의 식당이 있다. 바로 인사캠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한 ‘물결식당’이다. 하늘이 파랗게 빛나던 지난 21일, 느긋한 강아지 말랑이와 함께 점심 영업을 마무리하던 박종필(35), 허나혜(32) 사장을 만났다. 

“원래는 영화계에서 일하려고 오랫동안 글을 썼어요.” 박 씨는 물결식당을 영업하며 처음 주방 일에 도전해봤다고 말했다. “소박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가 강아지 ‘말랑이’와 함께하는 가게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구성하고 싶었어요.” 가게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안락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반영했다. 허 씨는 “집에 있던 것들을 인테리어에 활용했다”며, 벽에 붙은 나무 선반부터 테이블에 올라가는 오리 무늬 컵까지 대다수 물건은 원래 허 씨가 수집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가게 이름을 물결식당이라고 지은 이유를 묻자 박 씨는 물결이 갖는 부드러운 인상 때문이라고 답했다. “요식업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는 현상이 저에게는 일종의 ‘가파른 직선’ 같은 이미지로 다가왔어요. 부드러운 물결처럼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물결’이라는 단어에 깃든 동적인 이미지처럼 물결식당은 손님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찾아오는 손님의 얼굴과 주문한 메뉴를 하나하나 기억한다”는 허 씨의 말에서 손님들을 향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시행착오가 많았다. 박 씨는 “직접 가게에 나와 보니 집에서 계획했던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준비할 때는 괜찮았는데 정작 영업을 개시하니 메뉴를 잘 소화하지 못해 주문이 엉키기도 했다”며 “손님을 오랫동안 기다리게 만들기도 하고, 마음이 급해 음식의 퀄리티가 떨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경험을 착실하게 쌓았어요. 말랑이도 처음에는 낯선 손님을 보면 흥분하고 애교를 부렸지만, 여유가 생긴 지금은 손님에 개의치 않고 잠도 잘 자요”라는 말에서 가게의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는 메뉴 또한 자주 변경됐지만 이제는 굳건하게 정착했다. “지금 메뉴는 손님들도, 저희도 좋아하는 음식들이에요.” 이어 신입생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메뉴가 있냐는 질문에는 ‘단짠단짠 닭고기 덮밥’을 소개했다. “크림은 호불호가 있는 편이지만 닭고기 덮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라서 입문하기에 적격이에요.”

박 씨는 작년 여름 테이블에 올린 포도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디저트로 포도를 준비했는데 학생들이 ‘와, 포도다!’ 하고 좋아했다”며 “좋아해 주던 손님들의 목소리가 떠올라 늦은 새벽에 포도 가지를 자르는데도 뿌듯했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허 씨는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일 다른 손님과 함께하며 다른 감사함과 만족감이 있다”며 “특히 말랑이가 아팠을 때 학생들이 많이 걱정해주는 등 우리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되돌려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식당을 찾는 손님들과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고 받는 사이 이상의 교류를 주고받는다”고 덧붙였다. 잔잔한 일상의 기쁨이 깃든 물결식당이 우리 학교와 오랫동안 함께하기를 기대해본다.

물결식당 박종필(35·왼쪽), 허나혜(32) 사장.사진 l 김규리 기자 kimguri21@
물결식당 박종필(35·왼쪽), 허나혜(32) 사장.
사진 l 김규리 기자 kimgu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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