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친구, 가족, 연인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조울증 환자로 살아간다는 것
누군가의 친구, 가족, 연인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조울증 환자로 살아간다는 것
  • 성대신문
  • 승인 2021.03.08 17:13
  • 호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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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조울증 환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경쟁과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우울증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지만, 조울증은 생소하다. 사람들은 평소 텐션이 높거나 잘 노는 친구들을 보며 우스갯소리로 “쟤 조울증 아니야?”라며 사소한 농담을 던지지만, 조울증 환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농담은 불편하다. 조울증을 겪은, 그리고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담소’를 통해 조울증 환자가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풀어내고자 한다.

나는 비록 극 조증이나 극 우울증이 온 조울증 환자는 아니지만 (정도를 재단할 수는 없긴 하지만), 주제넘게 대한민국에서 조울증 환자는 어떤 위치인가 서술하고자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정신병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하다. ‘정신병자’라는 비하 단어가 심심찮게 사용되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며, 정신병을 병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으로 안타깝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들이 병원 가기를 꺼리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 아쉽다.

나는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흔히 말하는 마음의 감기가 아닌, 마음의 암이라고 본다. 암은 늦게 치료할수록 치사율이 높아지고 완치의 확률이 낮아진다. 마찬가지로 우울증이나 조울증도 최대한 병을 빨리 인지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올바른 방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고,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한다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취업이나 사회적 인식 때문에 병원 가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병원에 가는 것이 우울에 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취업할 때 기업에서 정신건강의학과의 기록을 열람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병원에 가는 것은 우울이나 조증에 지는 것이 아닌, 우울과 조증에 맞서 싸우기 위함이다. 늦어지면 암은 내 정신 깊숙이, 내 몸 깊숙이 전이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 우울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 힘들고 긴 싸움이 될지 모르지만, 마음의 병으로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중요한 것은 당신의 취업 결과가 아니고, 당신의 몸 건강 마음 건강이다. 용기 내서 병원으로 가는 한 걸음을 내딛길 진심으로 바란다.

어쩌면 이 글조차 누군가에겐 나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까. 조울증 환자라는 편견으로 나를 바라보는 원인이 될까. 상관없다. 이제는 두렵지 않다. 내가 병을 앓았다고 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내 친구 혹은 가족이 당뇨가 왔다고 해서, 암을 투병한다고 해서, 다리가 부러졌다고 한 들 그 사람이 변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이 글이 내 친구, 가족, 그리고 미래의 연인에게 선입견이나 편견의 기준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글이 되길 바라며 이만 줄인다.  

 

박기현(경영 18)
박기현(경영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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