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처리 방침 지켜질 수 있나
일본 오염수 방류, 처리 방침 지켜질 수 있나
  • 황여준 기자
  • 승인 2021.04.26 18:16
  • 호수 1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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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처리 방침만 지키면 안전에 문제 없어"
오염수 처리 설비 성능, 완전히 검증되지 않아

지난 13일, 일본 정부는 관계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저장된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지침을 담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일본 내 독립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해양 방출을 개시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방침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방출 계획을 수행하는 시기는 약 2년 후로 상정된다. 방류 결정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정부는 물론, 일본 내 주민과 환경단체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오염수 내에는 어떤 물질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주입한 냉각수와 외부에서 유입된 빗물, 지하수로 이뤄져 있다. 각각 3월과 8월에 작성된 도쿄전력의 두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수는 하루에 약 47톤에서 113톤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염수 증가량은 태풍 등 기상 변화로 변화하기도 한다. 실제로 주한일본대사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태풍 하기비스가 휩쓸고 지나갔던 2019년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은 일평균 오염수 발생량이 평소에 비해 세 배가량 증가해 하루 500톤꼴로 오염수가 늘어났다.

이렇게 매일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에는 △세슘 △스트론튬 △아이오딘 △플루토늄을 포함한 62가지 고방사능 핵종(동위원소)과 삼중수소, 탄소-14 등이 들어있다. 이중 삼중수소와 탄소-14는 현재 기술로는 오염수에서 제거할 수 없어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m㏜, 국제 방사능 기준치의 의미
오염수의 위험도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일반인의 방사선 노출 허용 정도를 뜻하는 ‘피폭 선량한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아야 한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김은희 교수는 “방사능 안전이란 ‘안전하기 때문에 허용’ 혹은 ‘위험하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라며 “다만 예상되는 위험수위가 수용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수용하는 것이 원자력 안전 관리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 정한 국제 기준에 따르면 일반인의 피폭 선량한도를 1m㏜(밀리시버트)로 정하고 있다. 1초 동안 붕괴하는 원자핵 개수를 기준으로 삼는 베크렐(㏃)과 달리, 밀리시버트는 방사선이 인체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일반적으로 100m㏜의 방사선을 피폭당하면 1000명 중 5명꼴로 암에 걸려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고, 그 이하의 피폭선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지지 않는다. 방사선 피폭으로 암에 걸릴 확률이 담배나 음식 등 다른 요소로 인한 암 발생률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즉 통계적으로 100m㏜ 이하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측정되지 않지만, 현행 국제 피폭 선량한도인 1m㏜는 아무리 적은 피폭선량이라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정해진 기준이다.

한편 1m㏜는 베크렐을 기준으로 7만 6000㏃에 해당한다. 일본의 경우 자국 내 일반인 피폭 선량한도를 6만㏃로 정하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 처리 방침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외의 고방사능 핵종을 불검출 수준(리터당 1㏃ 이하)으로 낮추고, 삼중수소는 자국 기준치의 40분의 1인 리터당 1500㏃ 수준으로 희석해 해양 방류하기로 계획 중이다. 서울대학교 핵의학교실 강건욱 교수는 “바다에 방류되면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은 존재가 무의미할 만큼 희석된다고 봐야 한다”며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평가절하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송진호 박사 역시 “일본이 처리 방침만 잘 지킨다면 방류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일본의 오염수 처리 방침은 얼마나 현실적인가
전문가들 “처리 방침 지켜지는지 모니터링하는 게 관건”

일본이 내세우는 처리 방침에 따르면 이번 해양 방류 결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원자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일본의 오염수 처리 능력과 의지다. 2018년, 도쿄전력은 2013년 한 차례 ALPS를 거친 오염수에서 고방사능 핵종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스트론튬-90의 경우 기준치의 2200배에 달하는 양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도쿄전력은 2020년에 1차 처리수의 73%를 재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현재 2차 처리의 테스트 결과가 발표됐다. 그 결과, 테스트 표본에 포함된 2차 처리수의 경우 기준치를 초과했던 세슘-137, 스트론튬-90과 그밖에 핵종 모두 불검출 수준으로 제거됐다. 

하지만 ALPS 설비로 거대한 양의 오염수 전체를 테스트처럼 정화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송 박사는 “ALPS는 기본적으로 각 핵종에 맞는 필터를 이용하는 여과 방식을 사용한다”며 “일정 정도 사용 후에는 필터를 교체해야 하는데, 모든 오염수를 처리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생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와 더불어 송 박사는 “이번 방류 결정은 주변국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분명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주변국 전문가가 참여해 일본이 정말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를 보관 중인 대형 저장탱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를 보관 중인 대형 저장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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