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학부 최영진 교수를 만나

기자명 김정윤 기자 (pusunggui@skku.edu)

◆주역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한다면
주역에 대해 단적으로 말하자면 주나라 시대의 역(易)이다. 여기서 말하는 역(易)은 바뀌는 것, 즉 변화를 의미하는데 이는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뜻한다. 또한 주역은 우주철학에 대해 논하고 있어 유가사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점술의 원전으로 예부터 권력자들이 나라의 길흉을 점칠 때 이용하기도 했다. 주역은 과거보다 미래를 알아보는데 더 많이 이용됐는데 미래를 예측하고 대처한다는 의미에서 지래(知來)로 불리기도 한다.

◆주역이 담고 있는 주요 내용은
주역은 자연현상, 즉 세상이 돌아가는 핵심 원리인 ‘변화에는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고 보고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이나 판단, 행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일종의 안내자 역할을 한다. 또한 윤리적인 성격도 띠고 있어 당위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당위의 법칙이란 윤리적 결단을 하는 시점에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상태와 조화를 의미한다. 이런 조화를 선(善)이라 하는데 예를 들어 조선시대에는 부녀자의 손을 함부로 잡아서는 안된다는 관습이 있었지만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는 부녀자의 손을 잡아서라도 구해야 한다는 것이 선(善)인 것이다.

◆주역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인 역학과 역술의 차이점은
역학은 주역을 학문적으로 바라보는 것이고 역술은 주역의 내용 가운데 점술과 관련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다. 주역은 그 자체가 다양하게 해석되므로 이를 제대로 해석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역에서 드러나는 윤리나 철학에 대한 학문적 가치를 인정해 서양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 중에 있다. 반면에 점을 치는 행위 자체는 미래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에 의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풍습이나 민속신앙으로 전해져 온 것으로 그 성격이 역학과 다르다.

◆일반사람들은 주역을 점보는 책으로만 알고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역의 학문적 가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점 볼 때 쓰는 책으로만 알고 있거나, 어떤 신비로운 힘을 이용하는 모든 것들이 주역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는 등 주역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서 말한 주역의 윤리나 철학적인 면에도 관심을 갖고 유기체적 자연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개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