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신문사에 들어와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참 세상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달에 세 번씩 신문이 발행될 때는 금요일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밤을 새기 일쑤고 캠퍼스가 양쪽으로 떨어진 관계로 매주 2번은 수원에 내려간다. 지방에 본적을 두고 있는 기자들은 방학중에 집에도 가지 못한다. 그야말로 ‘주7일’ 근무다. 그것보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다. 밑의 기자들이나 위의 주간이나 간사와 의견충돌이 일어날 때, 기사가 펑크날 때, 교직원이나 학생들이 기사에 대해 항의를 할 때 기타 등등 이런 일이 생길 때는 차라리 공사판에 가서 몸으로 때우는 일이 백번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 힘쓰는 일을 하면 생각이 달라지겠지만.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매주 나오는 신문이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만들고 있는 나도 참 신기하다. 이제 대학교 와서 2년하고도 2달 남짓, 이제는 소주잔에 술을 기울이며 혼자 마시는 술맛을 안다고 생각하는 이때, 신문기자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참 고난의 연속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고 저런 일들이 있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금방이라도 그만 두었어야 할 이유들이 산더미 같다. 그러면서도 신문사를 나가지 않고 만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요즈음에는 방안의 불을 꺼놓고 멍하니 자폐증 환자처럼 앉아 생각해보기도 한다.

결국 이렇게 생각된다. 아니 누구라도 이런 말이 나올 것이다. “왜 하느냐고? 내가 하고 싶으니까”, 단순하게 생각해서다. 여기에 대해선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고싶다. 그러나 공감하는 부분도 있으리라 믿는다. 정확히 말하면 신념의 문제다. 자신의 신념이 바로 잡혀져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어릴적 텔레비전에서 즐겨보던 로봇 만화 주인공의 “정의는 이긴다!”라는 말과 일치되는 말이다. 적어도 아직은 제도권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운 대학생활에서 만큼은 이런 말이 실현되기를 빌고싶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대학은 그저 취업을 위한 통과기구에 불과한 모습이다. 아예 1학년 때부터 좋은 과로 가기 위해 도서관으로 몰리는 학생들, 총학생회에서 어떤 일을 하든, 단대에서 어떤 일을 하든, 대학본부에서 어떤 일을 하든,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면 흘려 지나간다. 물론 학생에게 있어서 공부야 당연히 해야 할 미덕이긴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과연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가슴속 깊숙히 뜨끔해 하지 않을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요즘 취업난을 보면 누구나 다 질겁을 한다. 이런 취업경쟁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누가 걱정하지 않겠느냐고, 누가 공부 이외의 일을 생각하겠느냐고 그러나 그것이 여러분의 신념에 맞는 것인지 한번쯤 방안의 불을 끄고 자폐증 환자처럼 우두커니 앉아 생각해 보라. 일생에 몇 년 되지 않는 대학생활, 이렇게 취업의 관문으로 대학을 만들어버린 사회와 제도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지금의 여러분들은 대학생활을 잘 보내고 있는지, 자신에게 있어 후회하는 삶이 아닌지, 대학 생활의 주인공이 되어 생활하고 있는지 20대의 눈으로 잘 보아야 할 것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고나서 대학에 갓 들어갈 자식들이 “아버지(어머니)는 대학에 들어가서 뭐 하셨습니까?”라고 물어볼 때 여러분은 뭐라고 말하겠는가? 자신을 믿고 싸우는 자는 아름답다. 깨어나라. 젊은 그대들이여.
박원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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