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뉴스를 검색하는 데 ‘MZ세대 글로벌 대형 행사’, ‘대선 후보의 이남자 공략’, ‘욜로 족과 파이어 족’ 등 세대나 부류를 나누고 규정하는 용어가 눈길을 끈다. 

한 경제용어사전에 의하면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로서 이들은 2021년 현재 10대 후반에서 30대의 청년층으로 휴대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 이들은 변화에 유연하고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쓰는 돈이나 시간을 아끼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플랫폼에서의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고 아직 자산과 소득이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소비와 투자에 적극적이다. ‘영끌 대출’로 주식과 암호화폐 상승장을 주도하기도 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청년을 ‘이남자’(20대 남성)와 ‘이여자’(20대 여성)로 나눠 계산하기도 한다. 정치면에서는 20대 여성의 지난 대선 투표율은 79%로, 20~50대 남성(71~77.9%)보다 높고 반드시 또는 가급적 투표를 한다고 답한 '이여자'(○%), '이남자'(○○%)라며 통계 수치로 세대 성별의 특성을 계산한다. 이러한 경향성과 통계를 바탕으로 정치적 의제와 정책을 개발한다. 여성가족부의 존폐 혹은 개편이라는 문제가 논의된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는 인생관을 지칭한다. 즉, 미래 또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욜로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케팅의 대상으로 호출된다. 자본은 ‘인생 한 번이니 즐겨봐’라며 개인을 소비의 주체로 호명하며 ‘욜로’라는 규정을 재구조화하여 재생산한다.

세대적 특성과 분류는 사회 경제적인 조건이나 처지를 반영한다. 시대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산업적 특성, 저성장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청년실업 등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다. 세대론은 동시에 금융과 마케팅, 정치적 계산에 의해 증폭되고 과장되고 왜곡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수많은 언어와 용어들이 파생된다. 여행·여가·투자·소비 등 욕망의 기재로, 공정·평등 등의 의제로, 또는 갈라치기와 분노와 혐오의 언어로 활용되기도 한다. 세대론과 통계는 타인의 욕망이거나 이념일 수도 있다.

세대론과 분류와 통계는 개인을 셈하여 지칭하고 소환하고 포획한다. 개인의 욕망을 창출하고 행위를 선동하고 동원한다. 개인은 상황적이고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존재’이기도 하다. 구조화된 상황이나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나’가 있다.   

철학자 바디우는 존재를 하나가 아닌 여럿으로 파악한다. 우리는 비일관적인 다수로 존재한다. 그런데 개인은 존재의 복수성을 일관적인 일자(一者)로 규정하여 포획하는 구조화된 상황 속에서 살게 된다. 철학자 서용순은 이를 ‘노동자’를 통해 설명한 바 있다. 누군가를 ‘노동자’라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체계 속에 놓여 있는 그의 위치이다. 자본주의라는 특정한 상황 속에서의 규정성이 그를 ‘노동자’로 지칭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를 특정한 존재로 규정하는 셈에 의해 결과된 것일 뿐, 있는 그대로의 그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개인은 구조화된 상황 속에서 하나로-셈해져서 하나의 존재로 규정된다. 다수의 존재를 하나의 존재로 규정하는 구조화 작용, 구조의 법칙에 의해 억압된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존재와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