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철오 편집장 (cokim05@skku.edu)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을 상대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혀 국가적으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라는 바통을 이어받아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던 16대 대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당선돼 취임한지 7개월 여 만이다. 이러한 갑작스런 노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한 조직의 장(長)을 맡고 있는 필자는 갖가지 상념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리더십’에 관한 부분이다.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인간이 모든 구성원의 다양한 생각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민주주의라는 체제가 탄생됐다. 그 후 점차 다원주의, 더 나아가 개인주의 현상으로 급속히 변화하는 과정에 우리는 직면해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일차원적인 리더십의 개념 변화도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필자는 지난 학기말부터 편집장 직을 맡은 후로 리더십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 가운데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바로 리더십이란 ‘만들어진다’라는 것. 우리는 이성을 지닌 인간인 이상, 어느 누구에게나 가치관의 차이 또는 성격의 차이가 존재하고, 이러한 연유로 완벽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간단한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먼저 ‘차이’라는 벽에 무릎 꿇지 않았나 반성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불과 수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변화한 환경은 분명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위계질서가 뚜렷함에서 규정되어지는 이른바 ‘카리스마’가 각광받던 리더십이었다면, 이제는 그에 못지 않은 또다른 상(象)이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도 기본적인 리더십의 구성요소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리더십 항목 가운데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신감과 책임감, 그리고 관용 등의 요소는 뒤집을 수 없는, 따라서 반드시 필요한 명제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가 자신감을 최우선 덕목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는 모든 사안에 있어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갖췄다면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흔히들 말하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물론 여타 요소들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덕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이를 바탕 삼아 기본적인 자신의 소양을 리더십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 적용할 수 있게끔 하는 능력을 고양시켜야한다. 보다 밝고 건전한 사회를 만듦은 각 개인차원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감의 결여’로 보인다. 리더로서 책임과 의무를 포함한 수많은 덕목을 갖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국가를 아우르는 대통령의 고심이 보이는 대목이다.

이미 활시위는 당겨졌다. 이번 결정이 자신의 국가적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느냐 혹은 국정혼란으로 이어지느냐는 결국 우리의 숙제로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