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현중 기자 (caoshj@skku.edu)

새로운 학생회를 세우기 위한 선거로 학내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2004년 한해를 꾸려나갈 우리들의 일꾼을 뽑는 성균관의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학생조직에 몸을 담으면서 지금까지 지켜본 학생회에서는 발전된 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오히려 분명한 한계성만 읽을 수 있었다.

학생조직은 근본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언제나 임계점이 고정된 사이클 안에서 오르락내리락만 할뿐이다. 발전이냐 현재 상태 만족이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발전을 하지 못한 조직은 결국 도태된다. 기업도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은 이익이 증대돼야 살아남는다.

이러한 한계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이다. 학생회는 대부분 인치로 운영된다. 공적활동이나 사명이 기본이 되지 못하고 전근대적인 인간관계가 지배하고 있다. 조직의 방향이 특정 개인의 의견에 의존하는 형태를 띤다. 사람의 역량이 조직역량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로써 연속성이 단절되기 쉬우며, 주먹구구식 운영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개인을 학생조직에 의무감으로 구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그만두면 조직에 큰 파장이 발생한다. 과거에 비해 학생자치활동에 사명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이는 각 조직이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체계적인 인력관리를 통한 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확보는 기대할 수 없다. 여기에 연결되는 원인으로 학생조직의 짧은 생명주기를 들 수 있다. 학생회의 공식적인 임기는 1년이고, 학생 개인이 학교에 머물면서 학생회 일을 하는 재학근속기간은 평균 1~2년 정도이다. 남자는 군대로 인해, 여자는 어학연수 등으로 휴학해 3~4년을 연이어 재학하는 학생은 찾을 수 없다. 요즘 학생조직을 보면 연말에 새 회장이 뽑히고 주먹구구식의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일을 익힐 때면, 어느새 1년이 지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학생조직을 개인 스스로 발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재학의 현실은 엄연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통해 쌓인 Knowhow를 Knowledge화해야 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시스템에 의한 구현이다.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야 안정적인 기반과 특정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될 수 있다. 시스템과 보완적으로 생산된 정보의 DB구축이 더불어 이뤄져야 한다. 총학생회 조차 같은 계열로 이월이 되도 모든 관련 문서나 정보는 넘겨지지 않고 묻혀지거나 파기된다. 1년 단위의 임기에서 고민한 것이 다음 해에 더 심층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구두가 아닌 문서로 모든 활동과 담론을 차곡차곡 전해야 학생조직도 역량이 배가될 수 있다.

물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학생은 기본적으로 배우는 과정이므로 이 모든 것이 배움이라는 것이다. 또 기업논리를 학교에까지 적용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해마다 학생조직이 새로 생성만되고 심화가 이뤄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이를 구성하는 개인도 사명감을 갖기 힘들다. 조직에는 비전과 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인 개인도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모두 올인하며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학생조직 발전에 어떠한 강제적인 촉진요소가 없는 한 오직 자기자신의 완성과 만족만이 원동력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아직도 더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현실에 만족하는 이들.  “그러니까 못 크지”한계를 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