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자과캠 주차관리 유도원 박영진(66) 씨

기자명 안상준 기자 (mindmovie@skku.edu)

   
▲ 김영진 기자

“잘못 찾아오신 것 같네요. 저는 신문에 이름이 실릴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이 신문에 실려야 할텐데요. 허허허.”


인터뷰 요청을 하자 이 같은 말로 인사를 대신하며, 너털웃음을 짓는 분. 바로 자과캠 주차관리유도원으로 근무하는 박영진(66)씨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명예퇴직을 한 후, 작년부터 본교에서 일하고 있으며 주위로부터 성실성을 인정받아 지난 달 올해의 우수용역직원으로 선정됐다.

“제가 특별히 한 일은 없어요. 저보다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학교측의 배려로 뜻하지 않은 상까지 받게 됐으니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교단에 섰던 분이 학교에서 주차관리를 한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질 법하다. 왜 박씨는 교사 퇴직 후, 주차관리유도원을 선택했을까.

“마음먹기에 달린 거지요. 왜 교사출신은 주차관리를 못합니까. 그런 인식이 잘못된거지요. 학교에서 주차관리를 한다는 게 전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젊은 학생들과 함께 숨쉬고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미소를 지으며 박씨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요즘 이처럼 경치 좋은 곳을 찾을 수가 있습니까. 넓은 캠퍼스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기 운동까지 하니까 건강에도 매우 도움이 됩니다. 건강관리는 제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아무리 낙천적인 박씨지만, 학생들과 직접 부딪히는 일이기에 주차관리에 대한 어려움은 많을 터. 하지만 그의 대답은 기자의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처음엔 많이 걱정했지만, 학생들이 제 말을 잘 따라줍니다. 그래서 저도 학생들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한 번 있기는 했어요. 대학원쯤 돼 보이는 학생이 주차유도 지시를 따르지 않아 시비가 붙었지요. 그래도 학생들이 잘 따라주니 일의 어려움은 없습니다.”


주차관리로 바쁜 와중에도, 박씨는 아직까지 배움의 자세를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에 본교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인터넷 강좌에 신청한 두 번째 고령자이다.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인데, 끝까지 배움의 자세를 잘 간직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기자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배우는데 나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요. 나이가 들수록 배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요즘 학생들을 보면 저도 절로 힘이 나요. 성균관대 학생 모두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이 나라의 진정한 일꾼들이 돼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