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수지 기자 (bungeeinme@naver.com)

PR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

공공성 가지고 PR활동 전개해야

PR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이유경(경영 22) 학우는 면접 시에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생각난다고 답했다. 강나현(경영 21) 학우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아이돌 연습생들이 자신의 장기를 선보이는 영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홍보가 PR의 전부는 아니다. PR을 둘러싼 오해를 풀고 진정한 PR 문화를 살펴보자.

생각보다 넓은 PR, 어디까지?
“요즘은 자기PR 시대다”, “독특한 자기PR 없이는 취업에 성공할 수 없다”. 취업난으로 인해 취업시장에서 개인의 차별화된 콘텐츠 구축이 강조되고, 일상생활이나 SNS상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기 홍보의 의미를 가지는 자기PR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최근 Z세대는 스스로를 인플루언서라고 여기며 SNS에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연예인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화보를 찍어 올리기도 한다. 개인 SNS를 통해 자기가 만든 작품이나 상품에 대해 간단한 광고성 영상을 올리거나 댓글 이벤트를 여는 등 팔로워들과 교류하며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PR을 홍보나 마케팅과 같은 좁은 의미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현순 교수는 “PR에서 활용되는 설득적 성격의 전술이 자기PR에 사용될 수는 있지만 PR학의 학문적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R은 ‘Public Relations’의 약자로 △국제기구 △기업 △대학 △병원 △정부 등과 같은 조직이 공중과의 상호호혜적 관계를 구축, 관리 또는 유지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기획 및 활동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PR은 사회적인 합의를 하거나 공익에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의 필수과제로 남은 PR
기업이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PR은 필수적이다. 기업은 PR을 통해 대중에게 상호 이해와 지지를 얻고 기업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리며 이미지와 평판을 구축할 수 있다. 기업PR은 기업과 대중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상호존중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적 목적을 가지기에 상업성을 띠는 광고와는 차이점이 있다. 기업은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CSR 활동을 활발히 진행한다. CSR은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약자로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사회적 의무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을 말한다.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두고 사업을 확장하는 중인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대웅소셜임팩터(Daewoong Social Impactor)’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당 캠페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인도네시아인을 돕기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진행한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대웅소셜임팩터는 인도네시아 대학생과 함께 코로나19 정보 전달 영상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높은 문맹률로 정보 접근성이 낮은 현지 국민에게 도움을 줬다. 이 캠페인을 통해 대웅제약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사회적 문제를 꼬집으며 공중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박영은 교수는 “캠페인 주제와 기업 상품 간 관련성이 높을 시 캠페인 효과는 크게 발생한다”며 “효과적인 CSR 활동은 공중의 긍정적 태도, 상품 구매와 같은 긍정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은 CSR 활동에서 더 나아가 기업과 사회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공유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활동을 펼친다. 지난 2월 삼성은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방탄소년단과 함께 ‘지구를 위한 갤럭시’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삼성은 해양을 떠도는 폐어망을 수거해 제품의 소재로 재활용했다. 해당 캠페인을 통해 삼성전자는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써 평판을 구축했다.

박영은 교수는 “기업의 CSR 활동도 기존 PR의 특성과 동일하게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관계 구축을 위한 참여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참여 방식이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진행된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PR, 사회 문제를 외치다
PR은 우리의 삶 여기저기에 녹아있다. 그 예시로 무심코 지나쳤던 정부의 공공 캠페인도 공공PR의 한 부분이다. 공공PR은 조직이 공익적 가치 실현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하는 PR 활동을 의미한다. 21일 서울시가 ‘지구의 날’을 맞아 배달앱 회사와 협업해 진행한 다회용기 사용 캠페인도 이에 해당한다.

올해 2월, 청주시 청원구는 ‘일거양득 #트래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했다. 해당 챌린지는 지역 내 불결지를 청소하고 개인 SNS에 게시글과 함께 해시태그를 남겨 시민들이 공공PR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챌린지에 참여한 오사라(37) 씨는 “챌린지에 참여한 후 자기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며 “SNS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진범섭 교수는 “공공PR은 공중들 사이에서 신뢰감을 향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PR 커뮤니케이션이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자기PR로

아직 자기PR은 본인을 홍보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다.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자연 교수는 “현재 다수의 미디어에서 말하는 자기PR은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정의하는 PR활동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PR의 전술 중 하나인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자기표현과 이미지 관리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에 자기PR이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정의하는 PR처럼 개인적인 홍보를 넘어 공공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시각도 있다. 박현순 교수는 “많은 학생이 SNS에 환경보호, 동물보호나 식생활 개선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가는 본인만의 가치관과 스토리를 담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기소개서가없을 것”이라며 진정한 PR의 본질은 공공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의 지구를 위한 갤럭시 캠페인 영상.ⓒSamsung 유튜브 캡처
삼성의 지구를 위한 갤럭시 캠페인 영상.
ⓒSamsung 유튜브 캡처

 

삼성의 지구를 위한 갤럭시 캠페인 영상.


대웅제약이 진행한 대웅소셜임팩터 캠페인 사진.
ⓒ대웅제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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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구 트래시태그 챌린지 포스터.
ⓒ청원구청 홈페이지

 

오사라 씨가 청원구 트래시태그 챌린지 참여 후 올린SNS 게시글.
오사라 씨가 청원구 트래시태그 챌린지 참여 후 올린SNS 게시글.
ⓒ오사라 씨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