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혜균 (sgprbs@skkuw.com)

어떠한 문화 현상을 조명하고 가치를 밝히는 과정에서 전문가의 견해는 필수적이다. 기자는 보도하는 사람이지 논설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유롭게 나의 생각을 전할 수 없는 것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펜을 든 나의 숙고 없는 몇 문장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는 지를 알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의외로 기사는 인터뷰에서 시작해 인터뷰로 끝난다.’ 지난해 겨울에 서울신문과 성대신문의 콜라보 기획 연재 시리즈인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에 참여해 기사를 쓰면서 서울신문 기자님께 들은 말이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서도 이해한 척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취재후기를 작성하며 내가 쓴 기사들을 되돌아보니 정말로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전문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현상의 새로운 의의와 가치를 깨닫고 기사에 쓰는가 하면, 내가 섣불리 속단했던 점들이 가지는 문제점을 깨닫고 기사 흐름을 새롭게 구상하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의 인터뷰에만 의존하는 기사도 좋은 기사라고는 말할 수 없다. 기자의 통찰이 결여된 기사는 그저 남의 말을 이어붙인 글일 뿐이다. 그 사이에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지키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균형 잡고 글 쓰는 연습을 반복하며 나는 삶에서어떻게 균형을 잡고 살아야 하는가 깨달았다.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서 방황했다. 삶의 중심이나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니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도 벅찼다. 그때 나는 종종 망망대해 위에서 목적지 없이 떠도는 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스운 일이었다. 내 이름 혜균은 지혜롭게 균형을 잡고 살아가라는 뜻인데 그러질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성대신문은 나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지원한 것이었다. 여러 전문가와 예술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위해 여러 전시회를 다닌 경험은 그저 색다른 경험으로 남지 않았다. 그러한 경험들은 비록 내게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신을 심어주진 않았지만, 나에게 방황하는 삶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갈 힘을 줬다. 다음 호에 발간될 나의 마지막 기사를 남겨두고 1년 반의 성대신문 생활과 지금의 나를 되돌아본다. 나는 아직도 방황 속에 있지만 더이상 막막하고 두렵지가 않다.

 

사진|김혜균 기자 sgpr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