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혜리 기자 (hyeeeeeli@gmail.com)

배리어프리의 개념을 확장할 때
학생사회에 남은
장벽들을 허물어가야

 

배리어프리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물리적 장애물과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은 얼마나 배리어프리하다고 말할수 있을까. 보다 배리어프리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학생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알아봤다.

 

아직도 갈 수 없는 곳이 남아있다
우리 대학은 2020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수상 이력이 보여주듯 우리 대학은 장애 학우의 이동권·교육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으나 아직도 개선돼야 할 부분은 남아있다. 인사캠의 교수회관 2층 이상, 중앙학술정보관 1층은 휠체어 이용자가 접근할 수 없으며 양 캠퍼스의 학생회관엔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동이 불편하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조교 조혜성(영상 19) 학우는 “장애 학생에게 이동권 제약은 단순히 이동의 어려움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동아리방이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 있을 경우 지원을 망설이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모두의 ‘캠퍼스 라이프’를 보장하기 위해
현재 우리 대학의 장애학생지원을 받는 학우는 양 캠퍼스를 합쳐서 약 40명이다. 일반전형으로 들어왔으나 재학 중 장애학생지원을 받게 된 학우까지 포함한 수다. 그러나 △동아리 △학생회 △학회 등의 활동 및 이벤트 참여, 정보습득은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체 차원에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장애 학생이 먼저 편의지원을 문의하거나 장애학생지원센터·장애학생도우미에게 지원을 요청해야 해 이 과정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김민규(심리 21) 학우는 “활동 중인 중앙동아리에서 엠티를 가게 됐는데 운영진에게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곳인지 물은 후 확인해보겠다는 답을 받았다”며 “다른 활동도 참여 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지를 먼저 연락해서 묻는 편”이라고 전했다. 잔존시력이 없는 시각장애인인 김명선(교육 21) 학우는 “최근 행사 공지나 상세활동 내용을 카드뉴스로 정리해 전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어 *대체 텍스트가 없는 경우 접근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참여 중인 교내외 활동은 모두 장애 학생과 관련된 것들”이라며 “장애와 관련된 주제에서 벗어나 관심 있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학우는 “각 단체가 장애 학생에게 어떤 편의지원을 할 수 있는지 명시하고, 장애 학생이 속한 경우 해당 학생의 상황을 사전에 고려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사회, 변화 중이나
개선해야 할 점도 보여

제54대 총학생회 Spring(인사캠 회장 장필규, 자과캠 회장 최유선, 이하 스프링)은 다음달 진행될 대동제에 배리어프리존을 설치하기 위해 장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최유선(기계 17) 자과캠 총학생회장은 “장애 학우들도 같은 성균인으로 축제 참여에 있어 대학 생활을 즐기는 데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배리어프리 사업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답했다. 장필규(영상 17)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인사캠 대동제에서 필요한 학우들에게 속기 지원을 해드리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단과대 학생회나 과 학생회 역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고형성(기계 17) 공과대학 학생회 EN,Try 회장은 “지난 새내기배움터 대체 행사 때 장애 학생이 원활하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위치탐색을 진행하고, 행사 중 불편사항 해소를 위해 전담실무단을 배정했다”고 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강은선 직원은 “장애 학생의 편의지원을 위해 학생회 차원에서 먼저 센터나 장애 학생들에게 직접 문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간식배부 등 장애정도나 유형에 따라 참여가 어려울 수 있는 이벤트의 경우 선착순이 아닌 다른 방법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

지난 1월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와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서배공)’은 ‘배리어프리한 대학 사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 QR 및 링크 참고)’을 배포했다.

서배공은 가이드라인 소개에 ‘각종 환경에서 배리어프리를 보장하는 방식을 최대한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강연 △숙박(오티·엠티) △축제 △회식 △회의(대면·비대면) 등 대학 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자세히 기재돼 있다. 각 단위 학생단체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가이드라인을 추가 및 수정해 활용할 수 있다.

 

모두의 대학을 위해
학교에서 시설을 보수하고 교육지원 기기를 도입하는 등 물리적 배리어프리를 이뤄내고 있다면, 각 단위에 속한 학생 주체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인식적 차원에서의 배리어프리를 이뤄가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강 직원은 “더 나은 성균공동체를 위해, 학생회나 동아리의 학생대표는 물론 단체의 구성원들도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크고 작은 문제들을 건의하며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배리어프리한 대학을 만드는 데 학생사회 차원에서의 변화 또한 필요함을 강조했다.

 

*대체텍스트=Alternative Text. 웹에 올라온 이미지를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글.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sSDIEj9AwSTkQGBw3Dwr26OWQ-NupT32=배리어프리한 대학 사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장대넷x서배공) 링크)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 X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