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1학년, 막연히 꿈꾸고. 2학년, “우리 유럽여행 가지 않을래?” 친구를 꼬득인다. 3학년 여름, 유럽 땅을 밟다.
모두들 한번씩은 꿈꾸는 배낭여행. 학생 때 아니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친구와 결심을 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어릴 때부터 조금씩 채워 넣은 통장이 빈 것을 보았을 땐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내안은 소중한 경험으로 채워졌다.
유럽 배낭여행을 갔다와서 친구들에게 한 첫마디는 ‘한국이 제일 살기 좋다’였다. 어디를 가나 화장실이 있고, 에어컨이 나와 시원하고, 물이 있기 때문이다. 가본 나라들은 대부분 화장실이 유료였다. 패스트푸드점은 화장실비를 따로 받았으며, 0.5L 물 한통에 보통 2천원. 지하철은 찜질방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박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이 한창이고, 기름 한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풍족하게, 때론 안일하게 써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음식점에서 물 한잔도 돈을 받던 유럽을 생각하면, 시원한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고 때론 밥 한공기도 더 주는 한국의 넉넉한 인심은 소중히 느껴졌다. 이러한 넉넉한 마음을 잃기 전에 우리도 아껴가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매우 부러운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여유로움’이었다. 나라마다 공원이 매우 잘 조성돼 있었다. 평일 낮에도 공원에서는 젊은사람들과 가족들로 가득차 있어, 노인분들로만 가득찬 우리 나라와는 달랐다. 바쁘게 살던 현실이 무색할 만큼 그곳은 한가로움이 넘쳤다. 도시의 거리조차도 우리나라처럼 바쁘게 걷거나 정신없이 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시간에 쫓기는 우리들 삶 속에서 그들의 여유를 배워봤으면 한다.
3주간의 여행은 보다 나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여행, 좋겠다’라는 생각만 할 뿐 자신의 상황으로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갈 수 있을까”하고 두려워하던 내가 또다시 돈을 모으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하자. 준비하는 순간부터 당신의 여행은 시작된 것이다.
김유리 (경영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