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수지 기자 (bungeeinme@naver.com)

체험기 - 킹스턴 루디스카의 공연

서울 스테이지11의 일환으로 열린 킹스턴 루디스카의 공연
예술인을 위한 공간인 대학로센터 많은 이용 바라

 

스카 음악이 울려 퍼지던 대학로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문화 예술 접근성이 어려워진 시민들과 공연 기회가 줄어든 예술가를 위해 서울 스테이지11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스테이지 11은 서울의 △금천예술공장 △문래예술공장 △서울무용센터를 비롯한 1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다. 기자는 서울 스테이지11의 일환으로 지난 5일, 종로의 대학로센터 1층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킹스턴 루디스카의 공연을 관람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자메이카의 최초 대중음악이자 대표 음악 장르인 스카를 중심으로 *덥, 레게, 재즈를 어우르며 한국 특유의 리듬과 융화를 이뤄낸 대한민국 최초의 스카 밴드이다. 킹스턴 루디스카 밴드의 멤버는 각각 △기타 △드럼 △베이스 △보컬 △색소폰 △트럼본 △트럼펫 △키보드를 맡고 있다.

시끌벅적 킹스턴 루디스카 등장 10분 전!
풍선과 솜사탕, 비눗방울로 꾸며진 야외 공연장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1층 야외 공연장은 건물 안과 밖의 경계가 강하지 않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건물 2층 창가에도 킹스턴 루디스카의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 잡은 사람들이 보였다. 예술인을 위한 공간인 2층의 공유 오피스에서 글을 짓거나 미팅룸에서 회의하던 사람들이 나와 잠깐의 휴식을 즐기는 듯 보였다.

1, 2층과 5층은 예술청이라는 공간이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청팀은 “예술청은 공연이 열릴 뿐만 아니라 예술 생태계를 위해 고민을 나누는 예술인 네트워킹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2층과 5층은 예술청 홈페이지에서 예술인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예술인 가입은 △기술 부문 종사자 △기획자 △창작자 등 다양한 부문의 예술인이 가입 가능하며 예술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도 가입할 수 있다.

공연 시작 10분 전, 야외 공연장의 의자는 만석이 됐다. 오전 11시가 되자 킹스턴 루디스카가 무대로 활기차게 등장했다.

너도나도 일어서 스카 춤을 춰!
공연은 밝은 트럼본과 트럼펫 소리를 바탕으로 풍성한 리듬을 가진 곡 ‘childhood’로 시작됐다. 이 곡은 약 4분 동안 보컬 없이 멤버들의 악기 연주 소리로만 구성돼 있어 활기찬 악기 소리가 야외 공연장을 가득히 채웠다. 멤버들은 스카 춤을 알려주고 각자의 악기를 소개하며 쭈뼛쭈뼛 공연을 보던 관객의 긴장을 내려놓고 스카 음악을 즐기게 했다.

이어서 킹스턴 루디스카의 대표곡인 ‘너 때문이야’가 5번째 곡으로 연주됐다. 스카 음악에 빠져있던 기자가 뒤를 돌아보니 야외 공연장과 계단에 곳곳에 서서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있었다. 앉아서 각자의 느낌대로 몸을 흔들고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거나 흥에 못 이겨 신나게 서서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정된 9곡을 다 끝냈으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앵콜을 외쳤고, 앵콜 노래를 마지막으로 공연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대체될 수 없는 오프라인 공연만의 매력
훌륭한 악기 연주 실력과 노래만으로도 신나는 공연이었지만 오랜만에 열린 오프라인 공연인 만큼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관객석 뒤편에서 재미있고 신나게 춤을 춰 킹스턴 루디스카 멤버들의 시선을 끌었던 샤프 와일러(37) 씨는 “평소 스카 음악을 사랑했는데 예전에 킹스턴 루디스카의 홍대 공연을 보고 이번 공연도 보게 됐다”며 “2년 만의 첫 오프라인 공연부터 이렇게 멋진 공연을 보게 돼 벅차오른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그날의 날씨와도 같은 상쾌하고 해맑은 표정을 한 채 공연에 대한 각자의 소감을 밝히며 공연장을 떠났다.

오랜만의 오프라인 공연에 신이 난 것은 관객뿐만이 아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공연 중 “오프라인 공연을 하지 않다 보니 공연의 맛을 잊고 지냈는데, 이렇게 다시 공연하니 노는 것보다 공연이 훨씬 더 큰 쾌감을 가져다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킹스턴 루디스카의 리더인 최철욱(45) 씨는 “여러분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힘을 얻고 간다”며 “우리의 공연을 보고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연 또한 나름의 재미가 있었지만, 킹스턴 루디스카의 오프라인 공연은 관객에게 온라인으로 대체 불가능한 오프라인 공연의 본질을 보여줬다. 아직 마스크를 벗지는 못하지만 관객들의 눈에서 즐거움과 사랑, 열정을 비롯한 복합적 감정이 일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 스테이지11은 매달 첫째 주 목요일 11시에 무료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접수가 가능하며 6월 공연의 사전 예매는 이번달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sfac.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덥(dub)=자메이카 음악의 한 종류로 리드 보컬이 없는 레게 음악.

 

대학로 센터 외관.
대학로 센터 외관. 사진 | 황수지 기자 bungeeinme@
대학로센터 2층 공유 오피스.
대학로센터 2층 공유 오피스. 사진 | 황수지 기자 bungeeinme@
공연 중인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사진 | 황수지 기자 bungeeinme@
공연 중인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사진 | 황수지 기자 bungeeinme@
신나게 공연을 즐기는 관객의 모습. 사진 | 황수지 기자 bungeeinme@
신나게 공연을 즐기는 관객의 모습. 사진 | 황수지 기자 bungeei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