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서 기자 (happyjungsally@gmail.com)


유학 관련 행사 및 활동 진행돼
유학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 이어져

 

우리 학교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 옆에는 공자를 모시는 사당인 문묘가 있다. 문묘 주변에는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이 입었던 청금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학우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본지는 이처럼 우리 학교 곳곳에 깃든 유학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살펴봤다.


유학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
우리 학교는 성균논어를 필수 교양 과목으로 개설해 모든 학생이 이를 수강하도록 한다. 성균논어에서는 유가 고전인 『논어』를 통해 인성의 의미, 올바른 인성을 갖춰야하는 이유, 인성 함양의 구체적 방법까지 폭넓게 공부한다. 성균논어를 가르치는 유은주 교수는 “『논어』를 참고해 삶의 문제를 숙고하고 논의함으로써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성균인성교육센터 이천승 센터장은 “성균논어를 교양 필수 과목으로 둬 참다운 나를 찾는 ‘수기’와 타자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치인’의 정신을 이어가려 한다”고 전했다.

교내 프로그램에서도 유학이 활용된다. 우리 학교에서는 인성함양 실천 프로그램과 인성에세이 공모전 등을 개최해 학우들이 유학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인성함양 실천 프로그램은 이번 학기에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도 진행됐으며, △돈의 △숭례 △홍지 △흥인의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흥인 프로그램을 진행한 학부대학 윤민향 교수는 “공부에 지친 학우들에게 쉬어가는 시간을 주고자 흥인 프로그램이 개최됐다”며 “프로그램에서 명상과 산책 등을 진행했고 퇴계 이황이 심신 수양에 활용했던 간단한 체조를 배워보는 시간도 가졌다”고 밝혔다. 인성에세이 공모전인 ‘성균색-인성을 말하다’에 참여한 A학우는 “수업 시간에 배운 막연한 논어 구절들을 현실에 대입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성균논어 수업의 의미를 재고하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일상에서도 유학 정신을 기억하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성균인성교육센터에서는 학교 곳곳에 인성가언을 게시하며, 성균인성교육센터 홈페이지에 해당 내용을 업로드한다. 이 센터장은 “고전을 일상 문화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유생 문화를 주도하는 청랑
유학은 학우들이 향유하는 문화가 되기도 한다. 우리 학교에는 청금복을 입고 성균관의 유생 문화를 재해석하고자 노력하는 ‘청랑’이라는 단체가 존재한다. 청랑 문정은(경영 21) 장의는 “청랑은 성균관의 유생 문화를 학우분들이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여러 행사를 기획한다”며 “이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성균관의 유생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대동제 기간 동안 청랑은 양 캠퍼스에서 학우들이 단령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 행사인 ‘청단희’를 개최했다. 청단희에 참여한 오소영(영문 18) 학우는 “성균관의 전통복을 입고 교내를 투어하는 프로그램이 새로워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전통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게 즐거워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문 장의는 “작년에도 청단희를 진행했는데 학우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도 개최했다”며 “단령을 입고 문묘에서 사진 찍는 체험을 하면 우리 학교만의 특색이 드러나는 행사가 될 것 같아 청단희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청랑은 매년 신입생 환영회인 ‘신방례’와 성균관 유생들이 상소를 올리는 문화를 계승한 ‘고하노라’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 기획 전 철저한 역사 고증 과정을 거친다. 문 장의는 “과거 유생 문화를 바탕으로 더욱 재밌고 창의적인 행사를 구상하기 위해 늘 노력한다”고 전했다.

성균관대의 정체성
현재까지도 우리 학교에서는 유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한다. 이 센터장은 “성균인성교육센터는 논어에 기반한 유학 정신을 어떻게 성균관대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며 “유학의 정신을 기억하고 이를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우리 학교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성함양 실천 프로그램(숭례)이 진행되는 모습. ⓒ성균인성교육센터 제공
인성함양 실천 프로그램(숭례)이 진행되는 모습. ⓒ성균인성교육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