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제도 점검 - 적절한 강의평가 시기로 학생들의 내실있는 참여 유도해야

기자명 김시목 기자 (ksm7904@skku.edu)

지난 96년 경영학부, 전전컴에서 부분 시행된 이후 7년째를 맞이한 강의평가제도가 많은 개선과 노력에도 불구, 36대 총학생회 후보 ‘높이뛰다’와 ‘해밀’이 실질적인 강의평가제도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어 여전히 각종 문제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의평가는 성적 열람 바로 직전에 이뤄져 일부 학우들이 무성의한 답변으로 강의평가를 마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민준(문정2) 군은 “성적 열람 전에 강의평가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강의평가를 하기 힘든 것 같다”며 “그냥 대충대충 평범한 답변만으로 끝을 낸다”며 강의평가제도를 부정했다. 또 오나선(인과계열1) 양은 “성적열람 전에 강의평가를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보다는 성의 없는 답변을 유도할 수 있다”며 “강의평가 시행시기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학교측은 성적열람 전에 강의평가를 실시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강의평가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별다른 강제력 없이 실시되던 지난 98년 1학기 강의평가에서는 40%정도의 낮은 학생 참여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교무처(처장:김준영(경제) 교수) 박인붕 주임은 “강제적으로 시행하기 전에는 참여율이 낮았지만 성적 열람 전 강제 시행된 이후 95%정도의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강의평가제의 높은 학생 참여율이 정착되기 이전에는 강제성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시스템 면에서는 온라인 강의평가가 이뤄지는 본교에 비해 떨어지지만 학기말에 수업별로 학생들에게 OMR 용지에 체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세춘추는 “수업시간에 일괄적으로 강의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특별히 그와 관련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평가로 이루어진 강의평가제도는 교수들의 경우 교원업적평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들의 경우 역시 강의 평가점수가 60점 이상이면 강의평가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일부 강사들은 강의평가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본교에서 강의를 맡고있는 한 강사는 “강의평가는 본 취지인 교육의 질적 제고와 교·강사와 학생간의 의사소통 등 내실을 기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교육방향으로 끌려 다닐 수 있다”며 “실제로 과제를 많이 내고 수업 시간에 꼬박꼬박 지키는 강사들이 학생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맞지 않아 강의평가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것을 보았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교수보다는 강사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 같고 이 자료를 긍정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다른 한 강사는 “강의평가제도에 대해 큰 신뢰를 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강의평가제는 교·강사들의 수업권한을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의평가결과 공개 여부에 대해서 박 주임은 “강의평가 공개는 개인 프라이버시와 관계가 있는 문제로서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우수 강사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표창식을 여는 등 우수강사에 대한 부분을 양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본교에서는 포항공대, 연세대에 이어 대학교육개발센터를 설립해 강의평가제도를 포함한 각종 교육제도의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학교측은 이의 결과로 기존의 학부별로 일관된 평가항목을 적용하고 있는 시스템에서 내년에는 여러 가지 항목들을 먼저 제시한 후 학부별 특성에 맞는 항목들을 선택해 평가할 수 있는 제도 이른바 ‘Itempool(문제은행)’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강의평가를 통한 교육의 질적 개선이 상당 수준 도달했을 때 강의평가를 점차 자율화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학내 일부 구성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학생들의 강의평가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부족에 대해 박 주임은 “보다 질 높은 강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내실을 기한 답변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성실한 답변이 이루어진다면 그 혜택은 분명히 학생들 본인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밝혀 내실있는 참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