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신혜 기자 (iriskim053@naver.com)

반촌 사람들 - ‘하이루’ 김지환, 방경자 사장

인사캠 쪽문에서 16년간 쭉 한 자리를 지켜오다
“학우들에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인사캠 쪽문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자그마한 언덕을 따라 내려오면 나무 간판의 정겨운 식당 하나가 보인다. 우리 학교에 법과대학이 있을 때부터 쭉 한자리에서 학우들을 반기는 돈가스 전문점, 하이루이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시원한 공기가 불어오기 시작한 지난 24일, 하이루의 김지환(68), 방경자(65) 부부 사장님 두 분을 만났다.

하이루는 2006년 10월, 우리 학교 인사캠 쪽문에서 시작됐다. 개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하이루의 주메뉴는 돈가스다. 요식업 창업 이전 정육점을 운영하던 부부의 경험을 살려 돈가스를 주메뉴로 선택했다. 개업 당시 유행하던 인사말 ‘하이루’는 친구들끼리 만나면 반갑다는 의미로 종종 사용됐다. 부부 역시 우리 학교 학우들을 향한 반가운 마음을 담아 가게 이름을 하이루라고 지었다. 김씨는 “우리 딸이 그 당시에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하이루’라고 인사하길래 우리도 학우들이 올 때마다 정겹고 반가운 인사를 하고픈 마음에 상호를 하이루라고 지었어요”라고 전했다.

부부는 “우리는 16년 전부터 철저하게 업무를 나눴어요”라며 지나간 세월을 떠올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내 방씨가 출근하기 2시간 전인 오전 7시, 남편 김씨는 집에서 나와 가게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게에 도착한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청소 후 특제 돈가스 소스를 만드는 것이다. 김씨는 “제가 1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만들고 있는 특제 돈가스 소스는 작은 식당인 하이루가 2006년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비법이죠”라며 자신감 있게 웃어보였다. 김씨가 소스를 만들고 고기 손질을 마무리할 무렵 방씨가 출근한다. 방씨는 “오전 9시부터는 달걀을 깨고 남편이 손질해놓은 고기에 빵가루를 묻히는 등 본격적인 장사 준비를 해요”라며 영업시간인 10시 전, 학생을 맞기 위한 준비 시간을 소개했다.

하이루를 찾는 고객 대부분은 우리 학교 학우들이다. 개업 초창기 대부분의 하숙집에서 아침, 저녁 식사만 제공했기에 점심시간에 하이루를 찾는 학우들이 많았다. 단골 손님이었던 학생이 졸업생이 돼 음료를 들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김씨는 “어제도 한 학생이 와서 앞으로 40년 더 해달라고 했어요”라며 “그럴 때마다 너무 반갑고 저희가 더 감사하죠”라고 전했다. 여전히 많은 학우는 부부가 정성스럽게 튀긴 돈가스를 먹기 위해 하이루를 찾는다. 식권처럼 한번에 음식값을 계산하고 주기적으로 가게를 찾아오는 학생도 있다. 방 씨는 “가끔 친 구를 데리고 와서 한턱내기도 한다” 며 “애인 생기면 데리고 오겠다더니 요즘 영 안 보이네”라며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긴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부부는 한결같은 음식의 상태와 영업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특히 그는 식자재의 변화로 생기는 미세한 차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값이 더 나가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방씨는 “원재료가 좋아야만 맛있을 수 있다”며 개업 이래로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재료뿐만 아니라 그들의 태도 또한 변함이 없다. 김씨는 “군대에 들어 가고 휴가를 나와서 오랜만에 가게를 찾아주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해주기도 해요. 예전부터 그래왔죠”라며 학생들을 향한 부부의 애정을 드러냈다. ‘학생들에게 반가운 마음을 전하겠다’는 포부로 문을 연 하이루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학생들을 향한 부부의 오랜 정을 느끼며 갓 튀긴 돈가스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은 어떨까.
 

하이루 내부의 모습.
하이루 김지환, 방경자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