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세현 기자 (sehyun99@skkuw.com)

성대신문이 1700호 발간을 맞았다. 그렇게 준비하게 된 1700호 특집에서는 그간 다룰 일 없었던 신문사의, 기자들의 이야기를 싣게 됐다. 여느 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고 시작한 취재였지만 인터뷰에 담긴 기자들의 말을 따라가고 있자니 특집 기사는 끝을 보이고 있었다.

글은 그 사람의 세계를 닮아 있다고 한다. 기자는 분명 글로 팩트만을 전달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그 글에는 기자의 세계가 담겨 있다. 이 신문에 담긴 기사들도 꼭 그런 것 같다. 누군가의 글은 사려깊고, 어느 글에는 열심인 모습이 있다. 이제 막 발간을 시작한 준정기자들의 글에서는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기사를 쓰고 있는지가 그대로 와닿는 기분이었다. 이미 여덟 번의 발간을 먼저 지나온 정기자들의 기사는 그 글을 쓴 사람만큼이나 성숙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 기자를 인터뷰하며 나의 글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한결같다는 말을 들었다. 나 역시도 내 글이 퇴보도, 발전도 없이 학술부의 지면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글을 쓰는 내 세계가 변하지 않아 그런 듯하다. 첫 기획기사를 끝맺음할 당시의 나는 느껴보지 못했던 이름의 무게와 어떤 책임감, 또는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때로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서로의 문장을 함께 채워준 기자들에게 동료애나 전우애 그 사이의 무언가도 느꼈다.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해하던 나에게 할 수 있다고 한 마디 해주고, 정신 차리라고 두 마디 해주고, 너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세 마디 해준 누군가들에게 여전히 감사한 마음이다. 마지막 기사까지도 내 세계에는 이들의 말, 그때의 감정이 둥둥 떠다닐 것 같다.

내 글이 독자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갔을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한 켠에 내 기사가 남아있길 바란다. 기자로서 내 세계를 보여줄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곳을 떠난 후에도 다채로운 세계가 가득한 성대신문을 오래오래 들춰볼 것 같다.



 

안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