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현·김신혜 기자 (webmaster@skkuw.com)

1954년 창간되어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성대신문을 책임지고, 만들어온 사람들이 있다. 기사 하나하나부터 전체 지면까지, 신문사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편집장이다. 1700호를 맞이해 이소연, 김주성, 강동헌, 이상환 전 편집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604호~1611호 이소연 전 편집장
어떻게 성대신문에 입사해 편집장까지 맡게 됐는지.
재학생 시절 우연히 성대신문을 읽는 순간 내용이 매우 알차다고 생각했다. 매 기사에서 기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기자를 꿈꾸진 않았지만 다양한 교내 활동을 경험하고 싶어 성대신문에 입사했다. 내가 전공하지 않는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라 생각해 학술부 기자로 활동했다. 3학기 임기를 마친 후, 함께 해온 기자들과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단 생각에 편집장까지 맡게 됐다.

편집장으로서 신문사를 운영하며 신경 쓴 부분은.
‘읽히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에는 학교 곳곳에 놓인 신문까지 학우들의 관심이 닿지 않았다. 이는 내가 성대신문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임기 동안 학우들이 신문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활동했다. 학우들이 관심을 두고 궁금해할 정보가 무엇일지 고민하다 취업 활동에 생각이 미쳤다. 이에 취업 정보를 보다 생생하게 제공해줄 수 있는 동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 ‘취up창up’ 코너를 신설했다.

성대신문 기자들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대신문을 비롯해 동아리와 학회 등 다양한 교내 단체에서 활동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 성대신문 활동 당시에는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때의 경험이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지금 하는 활동과 진로에 연관성이 없다고 느껴지면 열정적으로 임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경력뿐 아니라 원만한 교우관계까지 쌓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이소연 전 편집장.


 


1612호~1619호 김주성 전 편집장
성대신문의 경험이 현재 증권사 근무에 도움이 되 는지.

학생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도부에 지원했다. 기자로 활동하며 리더가 돼 조직을 이끄는 일이 매우 가치 있고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문사의 리더이자 조직을 다루는 편집장까지 맡게 됐다. 현 직장인 키움증권에서 하는 업무는 신문사의 업무와는 다르지만 크게 보면 조직 생활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신문사 활동을 통해 인간관계와 리더십 등 조직 생활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

성대신문이라는 조직에서 활동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지.
사회생활과 마찬가지로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대신문 기자들이 약속을 잘 지키게 하기 위해선 일종의 권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고민 끝에 벌점을 제도화했다. 또 획일화 된 기사 형식에서 탈피하는 것도 주요 과제라 생각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독자와의 만남’과 ‘6:1 비대칭 코너’를 신설했다. 물론 급진적으로 전면적인 혁신을 이룰 필요는 없지만, 사소한 변화가 모여 혁신이 되기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교내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무엇을 목표로 삼았고 현재는 어떤지 궁금하다.
재학 당시부터 지금까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흐르는 강물 위 둥둥 떠 있는 배와 같이 유유자적하게 살아왔다. 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시작하고 봤다. 사회에 나와 직장 생활을 하며 진로와 관련 없다고 여겼던 활동들도 결국 본인에게 좋은 영향으로 돌아온다는 걸 느꼈다. 후배들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현재를 즐기되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목표가 없어도 충분히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주성 전 편집장.

 



1628호~1635호 강동헌 전 편집장
편집장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신문사 체제 전반을 바꾸려 노력했다. 기존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지 오래돼 UI 등에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현재의 모습으로 개편했다. 편집장 재임 당시 사진부를 뉴미디어부로 재편하려 했지만 홈페이지 개편에 밀려 진행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현재 뉴미디어부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편이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700호 발간을 맞아 후배 기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보사 기자는 아무래도 학업을 병행해야 하니 바쁜 일정 때문에 과제 제출처럼 급하게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후배 기자 본인이 쓰고자 하는 주제를 소중히 여기면 좋겠다. 그런 진정성에서 여러 난관을 이겨낼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기성 언론과 마찬가지로 성대신문도 독자들의 관심을 지면으로 이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1700호까지 달려온 점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1700호 이 에도 명맥을 이어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 생활에 대해 조언한다면.
예전에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기쁘고 설렜었는데 나이가 들며 그런 감정을 잃어버렸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후배들은 매일을 새롭게 여기면 좋겠다. 유년 시절 우리는 모두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의미 없게 보냈지만, 지금은 대학생이 된 만큼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며 새로운 나날로 일상을 채웠으면 한다. 성대신문 후배 기자들 역시 새로움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성장시키면 좋겠다.

 

강동헌 전 편집장.

 



1644호~1651호 이상환 전 편집장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당시 사회부는 체험기와 르포 형식을 많이 채택했었다. 1636호의 ‘방송노동자, 그들의 일터’는 발로 뛰며 만든 기사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질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직접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비슷한 이유로 1631호의 ‘양구의 거리는 다만 애처로웠다’ 기사도 생각이 난다. 토요일 조판 회의가 끝난 후 취재를 떠났는데, 양구까지의 교통편이 복잡해 3시간이나 걸렸다. 군 생활을 인근에서 했던 터라 취재 과정에서 예전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취재를 마치고 밤늦게 돌아와 고생한 만큼 기사가 잘 나와서 뿌듯했다.

현직 사회부 기자로서 성대신문이 우리 사회의 현안을 어떻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사실 학보사는 기성 언론에 비해 사회 현안을 취재하는 데 제약이 많다. 하지만 적어도 청년에 관해 서는 학보사가 가지는 강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학보사 기자들, 혹은 그들의 지인들이 겪는 청년의 문제에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대신문 기자로서 청년을 대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회 현안을 다루면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움을 갖지 말고 여러 방면의 주제를 다룬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성대신문이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독자들은 헤드라인에 이끌려 기사에 관심을 가진다. 물론 내가 성대신문에 몸담고 있을 때도 그랬지만, 신문사의 고질적인 문제는 헤드라인만 보고 기사에서 어떤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치 있으면서도, 기사가 말하고 자 하는 것을 헤드라인에 담아내면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기성 언론과 학보사 모두 대중들의 관심을 쉽게 받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SNS와 같이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창구가 돼 그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성대신문 유튜브 채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잘 활용해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


 

이상환 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