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소이 기자 (kjuni474@naver.com)

이번 호의 시각면을 끝으로 나의 마지막 지면 기사가 끝이 났다. 이번 시각면은 뉴미디어부로 입사한 나에게 가장 긴 지면 기사였다. 시각면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주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 카메라 한 대, 노트북, 녹음용 핸드폰, 그리고 작은 메모지를 들고 인터뷰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익숙하지만 낯설었다. 집 옆 가게의 사장님, 매일 환승하던 지하철 역사 속 공방의 작가님, 성대신문의 이름을 빌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나 혼자였다면 해보지 못했을 귀한 경험이었다. 인터뷰 내내 마주친 인터뷰이들의 눈은 빛났다.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눈은 이리도 반짝거릴 수 있구나 생각했다. 내가 가져보지 못한 눈빛을 마주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눈빛을 꼭 닮은 이들이있다. 한 학기 내내 사랑하는 것을 찾아 애쓰는 사람들. 편집회의에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학기 내내 준비한 문건을 떨리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발표하고, 커피를 하루에 세 잔씩 마시며 영상을 편집하는 사람들. 내가 일 년 동안 마주한 그 사람들의 눈빛도 늘 반짝거렸다. 하지만 그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에 항상 확신만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몇 번이나 두드렸을 키보드의 backspace 바와 한 컷을 위해 몇 번이나 눌렀을 control k버튼을 나는 안다.

‘네 날갯짓에 세상이 변해’, 얼마 전부터 좋아하게 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 나오는 노래 ‘나비’의 가사이다. 이 노래에서 나비는 자신이 거대한 세상 앞에 티끌과 같다고 생각하며 무기력해한다. 하지만 바람은 나비에게 ‘너의 작은 날갯짓으로 시작된 공기의 흐름이 결국 파도를 만든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노랫말을 듣자마자 이곳의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나도 말해주고 싶었다. 어쩌면 누군가는 하찮다고 여겼을지도 모를 수많은 고민들, 예컨대 노트북 앞에 몇 시간을 가만히 앉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한 문장들이나 인터뷰이 컨택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이나 클릭했을 메일함 버튼, 그리고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찍은 인서트 영상 한 컷 같은 것들이 결코 작지 않다고. 더 나은 신문사를 위해 밤새 뒤척이며 했던 고민이, 그 작은 날갯짓이 모여 공기의 흐름을 바꾸고 파도를 일으켰고, 그렇게 우리의 신문은, 우리의 영상은 단단하게 탄생했다. 부끄럼이 많아 직접 전하지 못한 말을 지면 위에 실어다 보낸다.

바뀐 차가운 계절의 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온다. 어느덧 나의 3학기 임기도 끝이 보인다는 뜻이다. 아직 해야할 일들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마음껏 응원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가 좋은 지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소이 기자
kjuni474@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