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도연 기자 (dlehduslee@naver.com)

“다른 건 몰라도 열심히는 하자. 내가 벌린 일에 책임을 져야지.” 처음 신문사에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되뇌었던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열정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수습기자 시절 처음으로 참여한 편집회의에서 열정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기자님들을 보며 3학기쯤 되면 내 기사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넘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을 하곤 했다. 마지막 부서 기사 발간을 마무리한 시점에서 그런 추측이 낯 뜨거운 생각인 것을 잘 알고 있다.

기사를 쓸수록, 다른 기자들의 훌륭한 글을 읽을수록, 내 글의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도 그 글이 기사라는 이름으로 발간될 수 있었던 건 다른 사람들의 끊임없는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사에서 3학기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개인적인 실수도 많이 했고,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이 부끄럽고 싫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힘들게 했던 건 내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점이었다. 누군가가 내 글의 허점을 찾아낼까 봐 두렵기도 했다.

기사를 준비할 때는 잔뜩 긴장했다가도 기사가 체크와 교열을 거쳐 발간되면, 마법처럼 편안해진다. 소재를 선정하고, 문건을 쓰고, 회의를 거쳐 기사를 쓰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매 발간이 긴장과 이완의 반복이었다. 처음 신문사에 들어왔을 때에는 이 과정이 막막했다. 인터뷰가 잡히지 않으면 기사의 전문성이 떨어질까 항상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 선택을 후회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뻔한 대답처럼 들리지만, 진심이 듬뿍 담긴 대답이다. 돌이켜보면 내 부족함을 깨달아가는 모든 과정이 의미 있었다. 신문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내가 이토록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알기나 했을까. 아직도 한참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내 글을 보며 3학기 전보다 한 뼘만큼은 성장하지 않았을까 기대해본다.

성대신문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생각이 그대로 녹아있다. 성대신문의 기사들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짚어내고, 부당한 일이 있다면 알리고, 좋은 점이 있다면 독자에게 전한다. 성대신문의 기자들은 좋은 기사를 위해 본인의 많은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 뜨거움에 깜짝 놀랄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성대신문. 이곳에 속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나에게 과분한 것들을 안겨줘서 감사했다. 앞으로도 성대신문은 성대를 밝히는 성대한 빛이 될 거라 믿는다.

이도연 기자 do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