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서 기자 (happyjungsally@gmail.com)

깔끔한 기사. 성대신문에서 3학기를 활동하며 내가 쓰고자 했고, 써왔던 기사를 한마디로 정리한 말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기사는 잘 썼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나의 기사는 잘 썼다고 평가받는 깔끔한 기사와는 달랐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기사를 쓰면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이를 기록하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로서 기사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에는 덜 주목했던 것 같다. 혹여나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사실을 왜곡하지는 않았는지, 문제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살피며 기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내용을 살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다른 기자들의 기사는 깔끔했지만 깔끔함에 그치지 않았다. 사실에 기반한 기록이라는 점은 같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는 기사는 지면에 담긴 기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기사를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이러한 질문이 변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나의 기사는 어딘가 항상 부족해 보였다. 특히 정기자가 되어서는 쓸 수 있는 기사가 여덟 개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의미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매번 좋은 소재를 가지고 열심히 기사를 작성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문건을 준비했다. 그러나 일주일간 현실과 타협하며 완성된 깔끔한 기사는 항상 아쉬웠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 기사를 썼다면 소재가 지닌 가치를 온전히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 내게 왜 성대신문에 들어왔는지 물으면 항상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라고 답했었다. 신문사 생활을 마무리하는 지금, 어떤 의미 있는 경험을 했는지 묻는다면 신문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하지 못했을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고 답할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성대신문 기자라는 이름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지만, 기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까지는 마련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기사를 쓰며 기자로서 세상에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완성된 기사는 사람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보다는 세상의 소식을 들려주는 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의 마지막 기사도 깔끔함으로 채워질 것이고 그렇게 신문사 생활이 마무리될 것이다. 마지막 기사를 쓰고 나서도 아쉬운 마음이 들겠지만 아쉽기에 내가 쓴 기사들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취재 후기를 마치며 무엇보다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소중한 지면을 채울 수 있어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은서 기자 
happ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