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찬주 기자 (chanjupark7@skkuw.com)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영상학과를 복수전공하는 심명제(국문 19) 학우. 그의 인생철학은 다음과 같다. “안 하고 후회할 바에는 하고 후회하자.” 지난 10일, 좋아하는 것을 사랑할 줄 아는 그를 인사캠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성대신문을 읽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얼마 전 친해진 친구가 성대신문 소속이라고 해서 처음 접하게 됐다. 성대신문이 학교 곳곳에 비치돼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한 부씩 들고 가서 읽곤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읽는 것 같다.

성대신문에서 인상 깊게 읽은 기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1702호의 ‘비난하거나 외면하거나, 대자보가 사라져간다’ 기사다. 1학년 때 대자보를 간간이 접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기사를 읽고 생각해보니 최근엔 대자보를 본 기억이 없었다. 기사에 나왔듯, 어떤 방향으로든 학생들이 건강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성대신문 기자가 돼 쓰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학교 안의 다양한 소모임과 활동을 소개하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싶다. 중앙동아리의 경우 유명한 몇몇 동아리를 제외하고는 알기 어렵고, 소모임도 본인의 학과가 아닌 이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우들이 다채로운 선택지를 염두에 두고 대학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알리고 싶다.

성대신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개인주의화 된 시대, 남아 있는 유일한 학교의 희망’이 아닐까. 본인의 삶을 챙기기에도 벅차 ‘타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관심을 두기 어려운 시대다. 성대신문은 타인, 나아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학우들이 이를 통해 사회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문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영상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다. 그 전에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화의 주제와 핵심 서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국문과에서의 전공 수업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자 했다. 특히 20년도 1학기에 들었던 ‘현대비평론’ 수업이 어려웠지만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수업을 듣고 창작과 비평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당사자성과 대상화의 경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주제인데, 이를 고민하지 않은 작품들에 관한 비평을 보며 관련 부분을 세심하게 다루기 위한 방법을 생각할 기회가 됐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최근 기후위기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을 보며 인류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류가 멸망하기 직전, 혹은 문명과 기존의 삶의 방식이 파괴되고 나서 남겨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싶다. ‘끝’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해 관객들이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싶다.

학교생활은 어떻게 꾸려왔는가.
1학년 때는 다양한 소모임과 학생회에서 활동했다. 인문과학계열 소속이었을 때 가전공이던 유학동양학과의 밴드 소모임인 '피크닉’과 축구 소모임인 '유아독존’에서 활동했고, 과 학생회도 참여했었다. '유아독존’에서는 아직도 활동하고 있고, 지난 학기에는 영상학과의 영화 소모임 ‘레디렉션’에도 참여했다. 여러 소모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취향의 지평도 넓혔다. 이번 학기에는 영상학과 전공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역시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어떤 일이든 직업이 되면 어느 정도 싫어질 수밖에 없으니 차라리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서 조금만 싫어하는 게 나은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다음 학기까지 수업을 듣고 휴학할 예정이다.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싶기 때문이다. 휴학하는 기간에는 영화 자금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졸업작품을 구상할 것 같다. 여유가 된다면 개인작품도 찍고 싶다. 장기적인 계획은 좋아하는 걸로 먹고 사는 것이다. 부자는 안 돼도 좋으니, 영상이나 영화를 찍으면서 생활을 영위하고 싶다.

 

사진ㅣ박찬주 기자 chanjupark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