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성대문학상 수상자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심사위원회 선생님들의 매운 눈길을 거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셨으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수상작 중에는 각고의 노력과 오랜 퇴고 끝에 얻은 글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좋은 글이란 그와 같이 정성스런 연마 끝에 얻어지는 법입니다. 수상작을 완성하기에 기울였을 여러분의 긴 시간 내면의 정성에 대해서 경의를 표합니다.

놀라운 말씀도 들었습니다. 수상작 중에는 하룻밤만에 완성된 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상에나! 장안에 기인이재는 모래알처럼 많다더니, 정말이군요. 더욱이 그 학생은 하룻밤 만에 완성한 글이 성대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사실에 대해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때 수상을 사양했다고 들었습니다. 빛나는 문필 재능에 더하여 인간적인 매력마저 겸비한 분이라 생각되는군요.

어느 경우나 다 축하를 받으실 만합니다. 타고난 천품을 통해서 뚝딱 만들었거나, 혹은 각고의 면려 끝에 어렵사리 얻었거나 그 작품들은 이미 지은이의 손을 떠났습니다. 지은이의 내면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미 세상에 독립된 존재가 되었습니다. 문학이 세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우리 성균관대를 근대 고등교육기관으로 재정초하신 심산 김창숙 선생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이던 1940년에 향촌의 한학 지식인들이 한 유명인의 제자들 기록을 책으로 엮어서 간행하겠노라고 김창숙 선생께 문의했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선인의 행적은 응당 차례로 정리되어 나가야 하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온 천하가 크게 어지러우며 사람들의 행실도 체면을 돌보지 않는데, 어찌 한가하게 이런 문장을 의논하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제 견해는 이와 같으니 그분들에게 제 뜻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족숙 이회께 답함」 1940, 『국역심산유고』, 361-364쪽)

 

김창숙 선생님은 문학이 인간의 내면 세계를 형상화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객관 세계의 형세와 사람들의 가치관을 헤아려 그에 연관되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생산하는 작품이 천하의 형세와 인간다운 삶에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되돌아 보라는 권유입니다. 참으로 매운 가르침이라 하겠습니다.

성대문학상 수상작을 내신 젊은 작가들께 심산의 말씀을 추천합니다. 마음 속 한켠에 담아두고서 두고두고 음미해 볼 만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재기넘치는 재능이 세상 속에서 모쪼록 유익하게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젊은 작가들의 건투를 빕니다. 여러분의 성대문학상 수상을 재삼 축하합니다. 

임경석 교수 문과대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