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원 (cjjjaewon@skkuw.com)

처음 학술부에 들어왔을 때는 내가 학술부 기자로서 어떤 소식을 기사로 전해야 하는지 몰랐다. 첫 방중 회의 때 학술부스럽지 않은 기사다라는 피드백을 받았던 건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처음 썼던 문건에서 소재를 바꾸고, 첫 학술부 기사로 게임 물리엔진의 원리를 다뤘다. 물리엔진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다루며 이게 학술부 기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준정기자 생활을 보내면서는 보고서와 학술부 기사가 무엇이 달라야 할지 생각했다. 두 개 다 원리를 설명하지만 기사는 더 쉽게 원리를 전달한다는 것이 다른 점일까? 기사만이 할 수 있는 것과 기자가 전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했다.

이번 기사는 내가 가장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다. 처음에는 배리어프리 기술을 다루려고 했는데, 기술을 다루기 전에 노인의 세계를 학술적으로 분석해 본다면 독자가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노화를 다루게 됐다. 나조차도 노인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유는 깊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기사 기획에 한몫했다. 노화가 되면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노인을 위한 세상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전체적으로 담고 싶었지만 깊이감을 더하려다 보니 눈과 귀의 노화와 해결방안만 한정적으로 담긴 것 같아 아쉽다. 나는 늘 지면을 채우는 게 어렵기만 했는데,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는 처음으로 지면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기사를 마무리하고 보니, 내가 담고자 했던 기획의도가 독자에게 잘 전달됐다면 기사로서의 가치를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원리를 사람들이 왜 알아야 하는지, 알면 세상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계속 생각해보는 것이 학술부 기자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개강호 기사 작성을 마치니 이제야 정기자 생활이 시작되는 기분이다. 그동안 신문사 생활에는 꽤나 익숙해졌지만 기사 하나가 주는 무게감은 여전히 낯설다. 더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지니 질문이 자꾸만 생긴다. 무슨 주제로 학술부 기사를 써야 하는지, 기사에 어떤 걸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계속 찾아야 한다. 온전한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올바름에 가까운 답을 얻고 싶다. 수습일기를 다시 읽어봤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모두의 힘으로 함께 성장할 걸 알기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정기자가 된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우리는 함께 성장해 왔고 성장해간다. 그렇기에 내가 찾으려는 답도 앞으로 함께할 무수히 많은 회의에 있을 것이다. 성대신문의 모든 사람이 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기자 생활을 마무리할 때 나의 모습은 내가 성대신문에서 사랑했던 이들의 모습과 닮아있었으면 한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