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현 기자 (paul0522@g.skku.edu)

인터뷰 - 경찰인재개발원 서민수 교수 요원

청소년뿐 아니라 대학생 도박 중독마저 치료가 필요한 상황

온라인 도박 시스템은 결국 돈을 잃게 되는 구조

마약을 끊고 싶다면 도박을 해보세요.’ 도박 중독자가 마약 중독자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만큼 도박의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제는 청소년 온라인 도박 중독이 더이상 청소년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함께 대응해야 할 때다. 청소년 도박과 대응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경찰인재개발원 서민수 교수 요원을 만나 청소년 도박의 현황과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경찰인재개발원 자치교육센터에서 교수 요원으로 재직 중이다. 우리 센터에서는 경찰 직무교육을 제공하며 이곳에서 청소년 학교 폭력과 소년법을 연구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지게 되는 경로는 어떻게 되나.

중독은 쉽게 말해 자기 선택권을 빼앗기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온라인 도박을 마치 가벼운 게임처럼 인식한다. 적은 돈으로 큰돈을 딸 수 있는 놀이로 도박을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금전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도박 중독을 일으킨다. 결국, 적은 돈으로 시작했다가 큰 빚을 지게 되고, 빚을 갚기 위해 도박 중독의 늪에 빠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청소년 도박 중독에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면.

온라인 도박은 그 자체로 끝나는 비행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청소년을 몰락시키는 아주 위험한 문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은 온라인 도박으로 학교, 친구, 가정 이 세 가지를 모두 잃게 되고 만다. 도박 해결에는 학교, 가정, 전문가 각각의 주체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 우선 학교는 아이들에게 도박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게임이 아니라 범죄이며 일회적인 비행에 그치지 않는다는 경각심도 일깨워줘야 한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해 온라인 도박의 기미가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학교나 가정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도박 중독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라는 전문기관은 지역별로 설치돼 있고, 도박 상담과 치료 혹은 그 밖에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면 국번 없이 1336번으로 전화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대학생 도박 중독은 어떠한가. 청소년과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대학생 도박 실태 또한 청소년에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대학생이 포함된 20대 온라인 도박 이용자는 10명 중 4명꼴로 밝혀졌다. 대학생들은 주로 생활 용돈이나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도박을 시작한다. 최근에는 청년실업청년부채청년도박청년 범죄라는 공식이 생길 만큼 개인의 경제 상황과 범죄 간의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졌다. 도박을 시작으로 2차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 2019년에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은방에서 절도하거나, 심지어는 위조지폐를 제작한 사건도 있었다. 대학생과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의 차이 중 큰 특징은 개인화집단화이다. 대학생은 청소년에 비해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적고, 자발적으로 도박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라인 도박 중독을 겪고 있는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박은 절대로 돈을 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온라인 도박은 게임을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수익을 벌 수 없는 구조다. 이용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입문 단계에서만큼은 적은 돈을 딸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나, 단계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운영자에게 이득인 방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박을 하고 있을지 모를 청소년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청소년 여러분, 사이버도박으로 절대 돈을 못 땁니다, 여러분들이 이용당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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