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우혁 (wh776500@skkuw.com)

평범한 직장인에서 한 식당의 사장으로

힘들어도 웃게 해주는 마법의 주문 맛있어요

바쁘게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백반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인사캠 쪽문에 위치한 가정식 백반집인 뽀글 뚝배기 냠냠 비빔밥(이하 뚝비)’는 보통의 백반집과 달리 뚝배기에 주요리를 담고 밑반찬은 밥에 얹어 비빔밥 형태로 먹기 좋게 제공한다. 오늘도 손님들을 위해 따뜻한 백반을 준비하는 박윤경(48) 사장을 만나봤다.

뚝비는 20년 동안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식당이다. 박 사장은 4년 전에 가게를 이어받아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뚝비를 이어받기 전 평범한 직장 사원이었던 그는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지만, 직장생활 속에서 자기발전의 한계를 느꼈다. “나만의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직장을 관두고 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해보다가 요식업에 뛰어들었죠.”

요식업을 시작하기 전 박 사장은 다른 식당에 직원으로 들어가 손님 응대 재료 손질 정리 등 기본기를 쌓으며 사장의 꿈을 키워 나갔다. 하지만 뚝비를 이어받으며 직원으로서의 역할과 사장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인테리어, 재료 관리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너무 많았어요. 사장에게는 직원보다 훨씬 많은 책임이 생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죠.”

4년간 뚝비를 운영하며 이제 그는 사장으로서의 역할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물가 상승과 업무 과중으로 인해 심적 부담과 육체적 부담은 증가했다. 뚝비는 결국 물가 상승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직원 수를 줄였다. “다른 식당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무리를 하더라도 조금 더 일하는 방식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죠.” 박 사장은 늘어난 업무량에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 특히 관절에 무리를 느껴 최근에는 비타민을 챙겨 먹고 병원에서 근육 이완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고 일의 무게에 비해 남는 보람이 너무 작다그런 이유로 요식업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 사장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진상 손님에 대해 박 사장은 그간 쌓였던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다자신이 대접받길 원하면 상대방에게도 그렇게 대접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렇게 무례한 손님을 맞이하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라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식당에서 두 시간 동안 영화를 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그들의 무례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박 사장은 손님의 작은 배려와 존중이 소상공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작은 식당에서의 기본적인 매너를 강조했다. “오전 1130분에서 오후 1시가 손님이 가장 많을 때인데 이 시간에 식당 회전율이 높지 않으면 손실을 보게 돼요. 그래서 식당을 카페처럼 생각하고 자리를 비키지 않는 등의 행위는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박 사장은 메뉴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뚝배기와 비빔밥이 함께 나오는 구성은 다른 백반집과 차별화되는 뚝비만의 특징이다. 박 사장은 여러 반찬을 한 그릇에 비빔밥 형태로 담으면 좁은 식탁 위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이는 바쁜 대학생들의 식사 시간을 줄여준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구성의 특별함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자신을 보였다. 뚝비에서 가장 잘나가는 메뉴는 닭도리 비빔밥으로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박 사장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메뉴는 제육볶음 비빔밥이다. “닭도리 비빔밥은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사실 물렸어요. 제가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제육볶음 비빔밥이에요. 다음에 왔을 때 함 잡숴봐요!”

많은 어려움에도 박 사장을 웃게 만드는 것은 맛있다는 손님의 말 한마디다. “손님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는 것만큼 보람찬 게 없어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지금, 뚝비에서 사장님과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누며 든든한 한 끼를 채워보는 건 어떨까?

 
 
사진ㅣ이우혁 기자 wh776500@

 

뽀글 뚝배기 냠냠 비빔밥 가게 앞 전경.
사진ㅣ이우혁 기자 wh776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