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가희 (gahee@skkuw.com)

인터뷰 - '청년유니온' 김설 위원장

청년세대가 마주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기획‧캠페인 등을 벌여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의 일터를 지원하고파

정부는 희망‧공정‧참여의 3대 기조 아래 청년을 핵심 의제로 설정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 200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대해 청년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청년이 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여겨지는 지금, 정부는 청년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을 위한 노조 ‘청년유니온’은 다양한 청년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하고자 한다. 이에 청년유니온의 위원장으로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김설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유니온은 어떤 단체인가.

청년유니온은 구직 과정이나 일터에서 겪는 불안정성과 같이 청년 세대가 마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조합(이하 노조)이다. 만 15세에서 만 39세 사이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 단체는 여러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들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과거 청년유니온이 설립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청년유니온은 노조로 인정받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3년 동안 총 5번의 신청 끝에 맺은 결실이다. 노조 신청이 계속 반려됐던 이유는 구직자도 조합원에 포함했기 때문이었다. 기존 노조는 일하고 있는 사람만을 취급하고 있었기에 구직자를 조합원으로 포함하는 과정에서 법원과의 갈등이 있었다. 그렇지만 구직자도 사회‧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고 그들이 안전망과 권리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노조가 필요하다. 끈질긴 노력 끝에 청년유니온은 구직자도 가입할 수 있는 노조로 거듭났다.

구직 중인 청년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중소기업이나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직종은 불안정성이 강하기 때문에 청년 대부분은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보장된 대기업을 선호한다. 특히 첫 직장을 구하는 청년일수록 시작이 안정적이어야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기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기업처럼 질 좋은 일자리는 청년의 수요에 비해 적은 편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욕구 때문에 취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심리적으로 우울감이 드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불안함이 ‘비구직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비구직 니트족은 무직 상태이지만 상실감에 빠져 취업을 위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도, 띠로 그 외 학문을 공부하고 있지도 않는 이들을 말한다. 특히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넘어온 비수도권 청년들은 심리적인 불안감이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으로 올라온 비수도권 청년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는가.

비수도권의 경우 수도권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기업이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어도 실질적인 기업 환경은 기반 시설이 탄탄한 수도권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청년들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가정에서 취업 비용이나 생활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청년은 아르바이트와 같이 ‘취업 준비를 위한 준비’를 거쳐야 할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수도권에 남아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방에 남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의 경우에는 정보량의 차이를 겪는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받기도 하지만 그 한계는 분명하다고 본다. 몇 년 전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 정책의 전국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력에 따라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규모가 다르기도 하다. 그러므로 양과 질이 보장된 직업 훈련을 비수도권 청년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가 청년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담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청년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 등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청년들에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안정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청년들은 쉽사리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청년을 하나의 세대로 묶는다 하더라도 각 개인은 고유의 계층과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정부도 다양한 고용 형태의 청년들을 살펴봐야 한다.

앞으로 청년유니온이 나아갈 방향은.

청년유니온의 목표는 사회가 주목하지 않는 청년들의 일터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 청년들이 함께 고민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또한 비수도권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향하지 않아도 자신의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제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플랫폼 노동자 =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연결되는 노동자. 배달 대행 앱 기사가 이에 속함. 

 

김설 위원장. 
ⓒ김설 위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