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예술이 매력적인 이유는 틀린 것은 없고 다른 것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생각해본다면 연필의 기울기, 세기, 그 마무리, 심지어 그을지 말지에 따라 그려지는 획은 다르다. 물론, 그만큼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위태로운 연필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그림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새롭게 내딛는 한 획은 곧 작품에 숨을 불어 넣는 듯한 느낌이다. 머리카락 한 올, 쌍꺼풀 한 겹, 입술 주름 하나, 어두워지는 그림자가 연필 한 자루의 끝에서 시작될 것이라 생각하면, 마치 연필 끝에서 작품이 흘러 나올 듯 하다.

 

취미도 프로처럼. 부모님께서 늘 하신 말이다. 무엇이든 열중하고 최선을 다할 줄 알도록 가르치셨다. 미술 학원에서 수업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이를 즐기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나에게 그림이란 심심할 때 언제든 할 수 있는 취미가 되었고, 이 취미는 힘든 수험 시절을 견디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롭게 또 뿜어져 나올 한 획을 기대하며 그림에 몰두할 때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종이 위에서 한 땀 한 땀 그림을 조각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그림에 몰두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

 

입시가 끝나갈 때쯤, 나의 취미에도 더 유의미한 목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멸종위기 동물 알리기 캠페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동물을 그려 SNS를 통해 알리면 꽤 뿌듯하기도 하고 그림을 꾸준히 그릴 만한 좋은 동기부여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싱크로율이 굉장히 중요한 인물화보다 부담이 덜하고, 동물의 털 등 표현해야 할 것이 더욱 많아서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대학교에 입학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그림동아리(성미회)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1년은 인물 소묘에 열심을 다했다. 평소 좋아했던 연예인이나 유명 인물들을 그리며 떨어졌던 감각을 되찾았다. 동시에 여러 사람들의 작품을 보고배우며 피부묘사하는 법을 알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처음 생각했던 멸종위기 동물 알리기 캠페인을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를 첫 작품으로 시작했다. 지우개 한번, 연필 한 번으로 동물에게 혼을 불어넣는 기분이라 그림 그리는 것은 언제나 설레인다. 앞으로도 보다 풍부하게 작품을 뿜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러분들도 예술을 취미로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황준민(기계 22)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