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권수빈 기자 (angela0727@g.skku.edu)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어 세 번째 수능을 준비하던 시절, 매일 같이 쓰던 스터디 플래너 한편에 눌러 쓴 문장이다. 대학 입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던 나에게 그 문장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했다. 누군가는 4시간을 자도 지치지 않고 저렇게 열심인데, 나는 왜 6시간이나 자고도 이리 힘들어하나 스스로 다그친 순간도 많았다. 간절히 원하는 소중한 목표가 있다면 잠도 줄이는 게 당연했다.

 

노력하는 이의 모습은 분명 아름답다. 그 속에는 남들이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들의 인내가 숨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쉬고 싶어도, 놀고 싶어도,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그들에게 어쩌면 밀려오는 졸음을 무시하는 것쯤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오늘도 저마다의 이유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며칠 앞둔 시험을 위해, 또 누군가는 취업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다. 어떤 이는 생계를 잇기 위해 모두가 잠든 새벽에 택배 상자를 나르고, 또 어떤 이는 어둠이 내린 밤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를 치운다. 당장 내 옆에는 깜깜한 캠퍼스 속 불 켜진 신문사에서 이 지면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밤새 노력하는 기자들이 있다. 그렇다. 지금 잠들지 않고 노력하면 우리는 꿈을 이룰 수 있다. 당장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원하는 그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에게 잠은 그저 사치일 뿐일까. 지금 잠들어서 꾸게 될 꿈은 실속 없는 한낱 상상에 불과할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한밤중 깊은 잠이 든 이들이 원하는 꿈을 구매하러 방문하는 환상 속 꿈 백화점을 배경으로 한다. 꿈 백화점에 방문한 손님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꿈을 구매하고 그 꿈을 꾸게 된다. 꿈 백화점이라니, 그저 상상에 불과한 일이지만 그곳의 손님들은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이 평범한 고민을 지녔다. 지친 현실 속 그들은 잠이 들어 도착한 꿈 백화점에서 위로를 얻었다. 지친 삶 속에서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던 손님은 그를 만나는 꿈을 구매해 할머니와 시간을 보냈다. 귀에 꽂히는 멜로디 하나를 만들고 싶어 며칠 밤을 지새우던 싱어송라이터는 꿈 백화점에서 받은 숙면 캔디를 먹고 깊은 잠이 들었다. 이후 남자는 깊은 숙면으로 정신이 맑아져 잠도 못자고 노력하던 때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원하는 것을 위해 잠조차 포기해야 하는 가혹한 세상 속에서 꿈 백화점은 위로가 되었고 뜻밖의 해결책을 던져주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도 기계가 아니다. 매 순간 노력하는 아름다운 이들도 지치는 순간을 마주한다. 그럴 때 스스로를 다그치고 멈추지 않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스스로 다독이며 위로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하루쯤 일찍 잠이 들어 꿈을 꾸고 편안한 밤을 보내는 것도 원하는 목표에 다가서는 데에 하나의 양분이 될지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은 보고 싶은 어떤 이를 꿈속에서 만나본 적 있는가. 간절히 바라던 어떤 일을 꿈속에서 이뤄낸 적 있는가. 어떤 꿈이든 좋다. 지친 당신이 한순간 쉬어갈 수 있는 꿈이라면 말이다. 너무 지치고 힘들 때 하루쯤 그 꿈과 함께 쉬어가도 괜찮다. 그동안 열심히 달리느라 수고한 당신이, 오늘 밤만이라도 각자의 꿈 백화점에 도착해 원하는 예쁜 꿈을 살 수 있기를.

 

 
 
 
 
 
 
권수빈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