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보도부 (webmaster@skkuw.com)

 

우리 학교의 GPA 환산식 개정 움직임

 환산식 개정은 임시방편GPA 체계 보완을 위한 근본적 논의 필요해

 

최근 대학가에 GPA 환산식 개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립대의 214월 개정에 이어 228월 경희대 2210월 연세대 233월 고려대 순으로 GPA 환산식이 개정됐다. 한양대는 GPA 환산식 개정을 위해 TF팀을 구축했고, 서울대 또한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교 측과 논의 중이다. 이에 우리 학교에서도 학우들이 총학생회에 단체로 메일을 보내는 등 GPA 환산식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마다 다른 GPA 환산식

GPAGrade Point Average의 줄임말로 학점 백분위 변환점수를 뜻한다. 이를 이용하면 대학마다 학점 체계가 4.3 혹은 4.5 만점으로 다르더라도 타 대학 학생과 쉽게 학점을 비교할 수 있다. GPA 점수는 국내외 대학원 입시 전문대학원 입시 취업 등에 사용되는 정량적 요소이며 경쟁 관계에 있는 타 대학의 환산식 개정은 자교 학생에게 큰 변수로 작용한다.

 

GPA 환산식 개정과 불공평 문제

연세대는 지난해 10월 환산식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연세대 학생은 기존보다 최대 1점 높은 GPA 점수를 받게 됐다. 고려대 또한 지난 1GPA 환산식을 개정해 학점 대비 GPA 점수의 하락폭을 크게 낮췄다. 두 대학 모두 GPA 환산식 개정을 통해 학생들이 같은 학점으로도 개정 전보다 더 높은 GPA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대학마다 채택하고 있는 GPA 환산식은 서로 다르다. 학점이 같더라도 출신 대학에 따라 GPA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와 같은 4.5 만점 학점 체계를 가진 고려대와 비교했을 때, 우리 학교 A학점의 GPA 환산점수는 94.3점인 반면 고려대는 95점으로 우리 학교가 0.7점 낮다. 그런데 평가 기관은 환산식 간의 유불리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GPA 점수를 있는 그대로 평가에 반영한다. 우리 학교 법학전문대학원행정실 심풍민 주임은 실제로 대학마다 GPA 환산식이 달라 유불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평가 기관에서 그런 부분을 일일이 확인해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근소한 점수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입시생은 대학가에 불고 있는 GPA 환산식 개정 바람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한성민(글리 19) 학우는 타 대학의 환산식 개정이 솔직히 부럽다로스쿨 입시에서는 0.1점 사이의 구간에도 수십 명이 몰리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다가 손해를 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의 GPA 환산식 개정 움직임

대학 사회에서 GPA 환산식 개정이 연달아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학교도 개정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55대 총학생회 SKKUP(인사캠 회장 조준범, 자과캠 회장 박근아)은 지난 10, 정책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인 SKKUPlanGPA 환산식 개정에 대한 질문을 포함했다. 정지민(미디어 20) 인사캠 부총학생회장은 타 대학의 사례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수치적인 자료의 수집과 여론 반영을 위해 SKKUPlan에 해당 항목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교무팀 이준호 주임은 총학생회와 GPA 환산식 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로스쿨 입시가 시작되는 7월 전까지는 환산식 개정 여부와 세부 사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타 대학이 GPA 환산식을 개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학교의 환산식이 개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주임은 현행 환산식이 4.5 만점 체계를 사용하는 타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불리하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주임은 “GPA 환산식을 함부로 개정하면 그 대학의 학점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GPA 환산식 개정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턱대고 올리다간 GPA 체계 자체의 공신력 떨어져

한 대학에서 GPA 환산식을 기존보다 유리하게 개정하면 타 대학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져, 대학 사회 전체가 연쇄적으로 환산식을 개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심 주임은 이런 식의 개정이 계속되면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GPA 점수의 변별력이 떨어진다결국 GPA 체계 자체의 공신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심 주임은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면 교육부나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하 로스쿨협의회)에서 통합 환산식 마련 등의 해결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통합 환산식 마련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현행 고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조에 따르면, 성적의 관리는 학교장의 권한인 학칙에 해당해 제도적으로 교육부의 개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부 대학운영지원과 A씨는 교육부로서는 성적과 관련해 대학 측에 강제력을 행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차원의 대처가 어렵더라도 대학마다 다른 GPA 환산식으로 인한 불공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로스쿨 준비생인 고려대 B씨는 입시 구조의 허점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로스쿨협의회에서 보완 기준을 마련해 공정한 입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 법학관 전경.
사진ㅣ성대신문 보도부 web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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