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0221130일에 OpenAI에 의해서 발표된 ChatGPT는 두 달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경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유려한 문장으로 소설과 시를 써주고 재무제표 분석, 여행계획 수립, 심지어 프로그래밍까지 자동으로 해 주는 등 실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IT 기술을 주도해 온 구글은 매우 당황했고 급히 자사의 거대언어모델인 바드를 발표했으나 ChatGPT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능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직원이 불과 수백 명에 불과한 OpenAI가 구글을 압도하는 AI를 개발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그동안 구글, 페이스북, MS 등 빅테크 기업들은 학습 파라미터를 늘려가면서 거대언어모델의 사이즈를 키워왔고 OpenAIGPT31750억개의 파라미터를 학습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MS 인공지능 테이가 발표 하루 만에 혐오성 발언 문제로 서비스를 닫은 사례에서 보듯이 거의 모든 거대언어모델은 윤리적이고 안전한 AI를 만드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20225OpenAI의 새로운 CTO가 된 35세의 미라 무라티는 파라미터를 늘려오던 기존의 방법에서 벗어나 RLHF(Reinforcement Learning with Human Feedback)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다. RLHF는 저개발국가의 값싼 알바를 활용하여 휴먼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을 통하여 AI에게 윤리적인 특성을 가르쳤다. 미라 무라티는 한계에 부닥친 거대언어모델의 발전을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서 돌파구를 열었다. 수십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구글이 미라 무라티의 역발상에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OpenAI의 성공 뒤에는 MS의 파트너쉽이 있었다. MS3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OpenAI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MS 애저의 거대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깃허브, 링크드인 등의 데이터를 제공해서 ChatGPT의 학습을 도왔다.

 

200719일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발표 이후 글로벌 IT 시장은 PC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급격히 전환되었고 MS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글로벌 IT의 주도권은 구글, 애플, AWS로 넘어가 버렸고 MS는 과거 IBM처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IBM, HP, 야후처럼 몰락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MS2021IT 기업 중 1,2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1등을 했고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애플과 MS뿐이다. 또한 2023년 벽두부터는 OpenAI와 함께 ChatGPT라는 거대언어모델로 AI 기술 이슈를 주도하며 AI 시대도 선도하고 있다. 급기야는 2023316MS OfficeChatGPT를 접목한 코파일롯을 선보이며 모든 사람이 자비스 같은 AI 비서를 가지게 되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몰락하는 제국의 모습이었던 MS는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화려한 부활을 할 수 있었을까?

 

한때 글로벌을 호령하던 기업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대표적으로 서버와 프린터 시장을 지배했던 기업 HP는 칼리 피오리나를 영입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고 인터넷을 지배하던 야후는 구글의 스타 경영자였던 마리사 메이어를 영입해 부활을 시도했으나 처절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그만큼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거대기업을 부활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2014년 애플과 구글에 밀리며 모바일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MS는 결단을 내린다. 빌 게이츠의 하버드 동창인 2CEO 스티브 발머가 퇴진하고 3CEO로 인도 출신의 엔지니어인 사티아 나델라를 임명한 것이다. 아무도 CEO 자리를 맡으려고 하지 않은 상황에서 클라우드 책임자였던 사티아를 3CEO로 선택하자 모든 사람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사티아는 글로벌기업의 CEO들이 보통 가지고 있었던 강력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었다. 부드러운 소통을 좋아하고 공존하는 전략을 펼치며 생태계를 우선시하는 사람이었다. 사티아는 1967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컴퓨터를 공부하고 시카고대학에서 MBA를 이수했다. 첫 직장은 선마이크로시스템이었으며 1992MS에 입사했다. 2008년 스티브 발머의 권유로 서치 엔진 Bing을 개발했으며 이후 클라우드 사업부를 맡으며 오피스 365를 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3CEO가 된 사티아는 "클라우드 퍼스트"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AWS가 장악하고 있던 클라우드 시장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전임 CEO 들은 리눅스를 원수로 간주하며 저주를 퍼부었으나 사티아는 "MS Love Linux"를 외치며 우분투 리눅스를 윈도우즈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우분투는 상생을 의미하는 남아프리카의 철학을 의미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과감히 포기하며 노키아 인수를 중단한다. 링크드인, 마인 크래프트, 블리자드, 깃허브를 인수한다. 특히 아무런 수익모델이 없는 소스코드 공유사이트인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인공지능에 과감한 투자를 실시하여 2015ResNet으로 이미지넷 대회에 우승을 하였고 2016년 대화형 인공지능 테이를 발표하였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5,3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언어모델 메가트론-튜링 NLG를 발표한다. 그리고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OpenAIChatGPT를 함께 개발한다.

 

그리고 마침내 2023316MS의 제품들과 ChatGPT가 결합한 코파일럿을 발표하여 인간의 지적 노동을 자동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Excel, PPT, Word, Teams, Programming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인류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 것이다. ChatGPT가 쏘아 올린 AI 전쟁의 최후의 승자는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음 승자는 MS의 사티아 나델라와 OpenAI의 미라 무라티가 될 가능성이 높다. 35세의 미라 무라티는 혁신적인 발상으로 구글을 제쳤고 인도계인 사티아 나델라는 상생의 리더십으로 거대한 퍼즐 조각을 맞춰갔고 마침내 AI 전쟁의 승리를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건우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