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현 기자 (paul0522@g.skku.edu)

미중갈등, 첨단 과학기술로 확장돼

각 국가별 보조금 정책에 우리나라 기업 어려움 가중

 

시진핑은 2012년 중국의 국가 주석으로 집권한 뒤 3 연임을 달성했다. 최근 시진핑은 미국과 대립각을 펼치며 세계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간의 반도체와 전기차, 그리고 대만에 관한 충돌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미중갈등으로 촉발되는 신냉전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시진핑의 꿈 중국몽’, 그리고 미국

지난달 10일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를 거쳐 시진핑의 3 연임을 확정했다. 이에 세계는 시진핑 집권 초기 당시의 정책인 중국몽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몽은 중국의 국가 발전을 통해 과거 아편 전쟁 이전의 화려했던 영광을 되살리자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는 곧 미중 간 신냉전을 심화시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래로, 중국은 경제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며 미국과 군사·경제인 차원에서 마찰이 발생했다. 시진핑이 국가 주석에 오른 이후에도 서방 세력에 대한 무역과 경제 정책은 미국에 영향을 미치며 미국과의 신냉전을 심화시키는 밑거름을 제공했다. 이에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은 철강과 농산품 등 중국 물품에 약 5,000억 달러(한화 약 645조 원) 상당의 관세를 매겨 무역 전쟁을 펼치기도 했다.

 

첨단 과학기술’, 미중 신냉전의 연장선

반도체 및 전기차와 같은 첨단 과학기술의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신냉전의 양상 또한 달라지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을 승인하고 시행에 도입했다. IRA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 한 대당 최대 7,500달러(한화 약 973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중국에서 생산된 반도체 재료나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 혜택이 제외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약 51%가 중국에서 생산되기에 미국 전기차 시장을 목표하는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중국은 IRA에 반발하면서도 미국 내에서 생산만 하면 된다는 허점을 이용해 미국 기업과 기술적 제휴를 맺고, 미국 내에서 전기차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택했다. 우리 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이율빈 교수는 “IRA는 신냉전의 연장선이다며 신냉전이 첨단 과학기술 경쟁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세계의 긴장감을 키우는 두 강대국의 군사적 충돌

대만 일본 중국 한국에 모두 인접한 동중국해의 긴장감 역시 증가하고 있다. 동중국해는 동남·서 아시아로 뻗어갈 수 있는 해상로가 있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지난 2월 미국 의회 보고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창설 100주년이 되는 2027년까지 중국은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태세를 갖출 것이다라는 내용이 발표돼, 한때 미중갈등의 영향력이 동중국해로 뻗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하나의 중국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을 보호하는 미국에 반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 당시에도 중국은 군사적 시위를 통해 미국에 하나의 중국을 위협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교수는 중국은 대만과 중국 본토가 통일돼 하나의 중국을 이룩하는 것을 위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는 대만이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세계적 반도체 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중국에 귀속돼 반도체의 패권이 중국에게 넘어가는 것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동중국해 외에도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무인 정찰용 풍선이 미국 본토에 허가 없이 침범했다. 중국은 무인 기상관측용 풍선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됐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명확한 사실은 밝혀진 바 없다. 당시 미국은 5세대 전투기인 F-22를 투입해 중국의 풍선을 격추해 미중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미중갈등 속 한국

한편 미중갈등의 영향력이 우리나라에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군사적으로 미국과 우호적이며,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 간의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5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SK 하이닉스의 최태원 회장 내외는 과학기술포럼 참석차 중국에 방문했지만, 끝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은 살펴보지 못했다. 특히 SK 하이닉스는 전체 *D램 생산량의 40~50%는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되기에,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의 규제는 국내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와 IRA 보조금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문제도 있다. 지난해 9, 폴 러케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구소 대담에서 대만 유사시 한국과 주한미군의 대만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대만에 주한미군이 지원된다면 우리나라의 안보 공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9일 민간 군사연구소인 안보정책네트웍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의 쿼드 가입에 대한 빠른 선택을 촉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쿼드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구상한 인도 일본 호주 등의 안보협의체로, 가입 시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미중갈등의 미래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앞으로도 미중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신냉전이 지속된다면 국제 정세의 긴장감 고조와 세계 경제가 경직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양 국가가 선의의 경쟁자로서 상호협력을 추구한다면 함께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인대를 마친 후 중국의 리창 총리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달성한 공감대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협력을 통해 양국 모두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의 국가 주석 재임 기간은 2027년까지다. 앞으로 4년간의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D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메모리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데이터가 소멸되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