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현석 (everglow77@skkuw.com)

천원학식 예산액 중 가장 큰 재원은 기부금

외부인 천원 취식에 대한 조치 필요할 때

 

우리 학교는 양 캠퍼스에서 매일 아침 천원학식을 운영하고 있다. 인사캠의 경우, 하루 평균 약 400명이 조식을 먹을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된다. 천원학식은 휴학생을 포함한 우리 학교 학우 및 원우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천원학식의 대상자인지 별도의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대상자 외 사람들도 1,000원에 이용하는 경우가 존재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학교 천원학식은 2017학년도 2학기부터 운영됐다. 현재는 인사캠 600주년기념관 지하 1층 은행골 식당과 자과캠 학생회관 1층 행단골 식당에서 천원학식을 판매한다. 올해 기준 전국 336개 대학 중 41개 대학이 천원의 아침밥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타 대학과 비교해 우리 학교의 천원학식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한 ‘2022년 천원의 아침밥 사업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휴학생을 포함한 우리 학교 학우와 원우는 1,000원으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한편 천원학식의 대상자가 아닌 교직원과 교수, 그리고 외부인은 천원학식의 정가인 3,500원을 지불하고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올해 천원학식에 4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는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등 천원학식을 운영하고 있는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큰 규모의 예산이다. 이렇게 확보된 우리 학교 천원학식 예산액 중 가장 큰 재원은 기부금이다. 재원 비중은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운영하는 식단 재원의 약 80% 정도는 학교 발전기금에서 모금캠페인을 통해 충당한다. 해당 캠페인은 후배사랑학식지원기금 선배가 쏜다라는 이름으로 20177월부터 진행됐다. 현재까지 2,000여 명이 모금에 참여했으며 약 10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천원학식은 이러한 동문들의 기부금과 더불어 우리 학교의 예산과 정부의 지원금이 합쳐져 운영되고 있다.

 

한편 우리 학교의 경우 천원학식을 판매할 때 구매자가 천원학식의 대상자인지 검사하지 않는다. 인사캠 은행골 식당 관계자는 포스기를 통해 식권 구매가 이뤄져 이용자들의 양심에 맡기고 있다천원학식 대상자인지 일일이 검사하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별도의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상자가 아닌 사람도 1,000원에 식사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A학우는 주에 2~3회를 이용하는데 두 번 정도 외부인이 먹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에 B동문은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불분명한 경우에는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데 해당 모금의 경우 기부금이 명확하게 후배들을 위한 학식에 사용되기 때문에 참여했다대상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비대상자가 1,000원에 취식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의 천원학식은 기부금이 운영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재원을 예측하기 어렵다(본지 1700계속되는 물가 상승... 우리 학교는 어떻게 대처했나기사 참조). 그럼에도 별도의 대상자 확인 절차를 시행하지 않아 기부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가 의문으로 남아있다. C학우는 선배님들께 기부금 형태로 지원을 받아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최소한의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례로 부산대의 경우 키오스크에서는 학식의 정가 구매만 가능하고 천원학식은 카운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천원학식의 대상자가 아닌 사람들이 천원에 학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A학우는 학생증 검사나 킹고M QR코드를 태깅하는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학생지원팀 노현종 직원은 학생증 검사와 같은 조치를 내부에서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증을 전부 확인할 경우 시간이 지연돼 학식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안내문을 부착해 공지하고 있지만 추가 조치도 다방면으로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매일 아침 1,000원으로 동문들의 사랑이 담긴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자 하는 좋은 취지를 가진 사업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학교 측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때다.

지난달 30일, 천원학식을 판매하는 인사캠 은행골 식당의 모습.
사진ㅣ김현석 기자 everglow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