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임규리 기자 (imgyuli024@naver.com)

성대신문의 기자라 하면 ‘신문 잘 읽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본인은 약간의 망설임 끝에 ‘고맙다’는 답을 하곤 한다. 지면에서 드러나는 본인의 존재감은 너무나 작기 때문이다. 성대신문의 뉴미디어부 기자들은 글을 쓰지 않는다. 지면에 자신의 글을 실을 기회는 있으나 대체로 몇 명의 기자들이 함께 글을 쓰며 그마저 사진이 주류인 기사다. 글을 쓰지 않는 기자는 실로 아이러니하다. 글이 아닌 매체들로 기사를 만들며, 다른 기자들의 글을 피드백하지만 정작 본인은 글을 쓰지 않는다.

 우리의 주 무대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다. 한 학기에 몇 명의 기자가 모여 몇 개의 영상과 몇 개의 카드뉴스를 만들어 낸다. 과도기를 겪고 있기에 인원이 고정돼있지 않은 터라 다음 학기에 몇 개의 콘텐츠가 생산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시기에 부서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했지만, 당장 기자로서 본인의 자리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역임한 부서장의 자리는 꽤나 고됐다.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 내의 신규 부서란 금방 돋아난 나뭇가지 같았다. 가지치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나 여기 있어요’라며 힘차게 뻗어나가야 했다. 이미 깊은 나이테를 그려내고 있는 수많은 기사 속 새로운 콘텐츠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했다. 그러다 보면 질 좋은 콘텐츠를 위해 기존의 코너를 없애고 새로운 코너를 생산해 내는 무한 굴레에 빠지곤 했다. 이것 또한 우리의 몫이었다.

학보사의 이름을 걸고 내는 콘텐츠인 만큼 그에 걸맞은 영상을 만들어야 하지만, 조회수로 직결되는 흥미 요소는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할까. 이번 학기에는 영상 및 연출 비전공자 네 명이 뉴미디어부 기자와 영상 제작자 사이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끊임없는 고민을 이어갔다. 우리의 위치에서 가장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그 영상 하나하나가 기사로서의 가치를 내기 위해, 나아가 기자로서의 본인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기 위해. 이러한 우리의 작은 노력이 뉴미디어부에 앞으로 나아갈 발걸음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본인이 부서를 위해 해왔던 노력은 뉴미디어부의 성장을 위한 작은 발버둥에 불과할 뿐이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앞으로 뉴미디어부를 이끌어갈 기자들은 기자로서 부서에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기를, 이 부서를 성대신문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임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