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짚풀생활사 박물관 인병선 관장

기자명 백미란 기자 (alfks100@skku.edu)

■ 짚풀생활사 박물관을 설립한 계기는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생활속에서 수작업의 필요성이 점차 없어졌어요. 그러나 저는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하고 민족의 중요한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했던 여러 용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설립했죠. 관람 후 사람들이 전통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생활 속에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 짚풀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있다면
농촌경제학자이신 아버지와 민족시인인 제 남편 고(故) 신동엽 시인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또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짚풀 문화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강한 매력을 느끼게 됐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서민, 농민들의 문화이며 생활 속의 독특한 민족문화인 짚풀 문화에 빠져들었어요. 약 30년 전부터 산과 들의 짚·풀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후로는 무작정 카메라와 녹음기를 지니고 전국 곳곳을 돌며 샘플을 수집, 연구했습니다.

■ 관심이 있다면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배우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초급, 중급, 고급과정 총 33과목을 단계별로 짚풀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죠. 초급과정인 새끼를 꼬는 법부터 시작해 초중고교생 및 일반인 누구나 수시 및 정기 교육을 통해 짚을 이용해 생활용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나 짚풀 문화 보급을 위해 힘쓰는 ‘짚풀 문화 연구회’의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제작방법을 가르쳐 교육하는 것도 전통의 재생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특히 대학생들이 박물관을 많이 찾아줬으면 해요. 요즘 대학생들은 지적욕구가 부족해 섬유·공예과 학생들 외에는 짚풀 문화에 거의 관심을 갖질 않습니다. 심각한 문화적 손실이죠. 영화에는 관심을 갖고 극장을 찾지만 박물관이나 전시회장은 소홀히 여기는 것 같아 항상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짚풀 문화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게 되면 그것은 전통의 재활용이라고 할 수 있죠. 더욱이 자연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으며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의식 또한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