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장’이재필 대표를 만나

기자명 박현민 기자 (jade84830@skku.edu)

학교를 오가면서 언제나 볼 수 있는 곳,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 부담 없이 들어가서 읽을 수 있는 곳, 인문·사회과학서점으로 우리에게 친근했던 그 곳, 항상 우리 곁에만 있을 것 같았던 ‘논장’이 문을 닫았다.

본교 교육학과 선배인 ‘논장’ 대표 이재필 씨를 만나봤다.

■ ‘논장’이 문을 닫게 된 이유는
논장이 없어지는 이유를 한 가지 이유로 말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해 논장이 없어지는 것은 더 이상 책 사업만으로는 논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서점 자체의 문제도 있고 독자들의 무관심도 있고 경제가 어렵다는 시대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서점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서점이 독자의 요구사항을 잘 반영하지 못해서 서점이 서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점이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가지 못했고 그래서 독자들도 멀어지게 되었고 자연히 논장을 유지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다른 측면에서의 문제는
학생들에게 아쉬웠던 점이 있다. 예전에 김귀정 생활도서관에서 독서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참여자에게 논장에서 책을 무료로 나눠주기 위해서 50권의 책을 준비했는데 그 날 14권의 책만이 배부되었다. 무료로 나눠준다고 하는데도 14권밖에 나가지 않는 것을 보고 학생들의 무관심이 심각하다고 느꼈다. 성대 학생사회의 문화적 가치와 진지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 ‘논장’은 어떤 공간이었나
논장은 인문·사회과학서점이라고 불려왔다. 80년대 초 서구에서 사회변혁 이론서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책들을 대학생들이 가장 먼저 읽어야 한다는 판단에 대학교 앞에 생겨나게 된 서점이 바로 인문·사회과학서점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생긴 공간인 만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모이게 되고 자연히 많은 생각이 오고가는 공간이 됐다. 90년대로 시대가 바뀌면서 인문·사회과학서점의 역할도 바뀌게 되었다. 바로 문화공동체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선 논장이 없어지는 것을 인문·사회과학서점의 위기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교 앞에 ‘서젼이 없어진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논장이 지금은 실패를 했지만 이것이 패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논장을 사랑해준 성대학생들에게 고맙고, 성대 졸업생으로 긍지를 가지고 역할을 다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논장은 앞으로도 북클럽, 배본사업 등으로 문화공동체의 노력을 계속 할 테니 기억해 주고, 더불어 다양한 대학문화 창조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