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당대비평』 김진호 편집주간을 만나

기자명 조아라 기자 (ltree00@skku.edu)

『당대비평』은 ‘우리 안의 파시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계간지로 알려져 있다. 문제제기를 통해 사람들이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세워두고 있는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다. 김진호 편집주간은 “읽는 사람이 가지고 있던 편견을 무너뜨리는 글들을 통해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려고 한다”며 “불투명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치밀하게 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이입이 가능한 즐거운 담론도 필요하지만 냉정하게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담론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 머리를 차갑게 하는 의제를 실을 수 있는 매체가 계간지라고 설명했다.

사회를 깊고 넓게 보는 글들을 담는 것은 계간지의 장점이지만 김 편집주간은 “넓게 보는 것은 어려운 만큼 위험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켜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대비평』은 빠른 이해를 위해 현실을 단순화시키기보다는 복잡 미묘함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김 편집주간은 계간지만의 특색을 우리 일상 속 담론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삶의 요소를 형상화하는 노력은 쉽지 않다. 사회에서 아직 활발히 논의되지 않은 부분을 싣고자 하다보니 글의 차별성 담보와 필자를 확보하는 과정이 어렵다. 그는 “이론 소개는 빠르지만 삶의 경험이나 성찰은 느리며, 지식인의 층 또한 엷은 현 지식사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노력은 독자가 계간지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다. 김 편집주간은 ‘계간지가 사회의 빠른 변화에 뒤쳐지지 않는 의미 있는 담론을 생산해낼 수 있는갗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계절별로 사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한계이자 가능성”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당대비평』은 독자들에게 긴 글이 다가가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내용과 편집면 모두 변화를 모색 중”이라고 말하는 그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