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호 편집장 (freshnblue@skku.edu)

지난 1일은 노동절 ― 어떤 이들은 이 날을 근로자의 날이라고 한다 ― 이었다. 전 세계의 노동자들이 이 날만은 자신들을 위해 준비된 휴일을 즐기면서 이 날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를 열고 참여한다. 물론 여기에는 노동절을 현재와 같은 노동자를 위한 축제의 날로 자리매김한 정신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자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전국에서 노동절을 맞이하여 다양한 집회가 열렸다.

올해 열린 노동절 기념 집회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투쟁에 동참할 지난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양캠 곳곳에서는 등록금 2% 환불 및 비전2010+ 재논의를 주요 안건으로 한 총투표가 열렸다. 투표를 주관한 학생들은 찬성이든 반대든 자신의 의견을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표출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투표를 실시했던 3일동안 대부분의 학생들은 투표소 앞을 그냥 지나친 채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그 결과는 인사캠의 경우 투표율이 34.9%로 과반수를 넘기지 못해 총투표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문제는 학우 개개인의 가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사안이다. 조금이라도 등록금을 적게 내고 학교를 다니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고, 해마다 반복되는 등록금의 인상률은 각 가정에서 내기엔 부담스런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매 학년도 초마다 등록금 문제는 주요 이슈가 돼 왔다. 올해도 연세대와 한양대 등에서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며 대학본부를 점거하는 등 등록금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본교 역시 2004학년도 등록금을 임시로 7.2% 인상한 상태로 고지서를 보냈고, 현재도 등록금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인상률이 타 대학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비교해서는 안되는 성질의 것이라며 너무 가파른 인상폭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부분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총투표에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자신이 학교에 내는 등록금에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본교의 커뮤니티인 성대사랑(www.skkulove.com)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혹자는 대부분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서 총투표 자체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참여하지 않는 것도 의견을 말하는 방법이라는 것은 무관심한 이들의 변명으로 전락할 우려가 없지 않다. 총투표에 반대표를 던짐으로서 총투표를 부결시키는 것이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것보다 더 큰 위력을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인지.

본교 학우들의 학내 참여에 대한 무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총학 선거에서 과반수 투표율을 넘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체로 무관심한 현실이다. 자신과 관계 있는 사안에 대해서까지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