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교수실, 자치공간 한 곳에 몰려 구성원간 갈등 커

기자명 박형진 기자 (rioter@skku.edu)

인사캠 다산경제관과 퇴계인문관에서 부적절한 공간배치로 인한 소음문제가 빈번해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다산경제관과 퇴계인문관에는 학생들의 자치공간과 강의실, 교수실 등이 같은 건물내에 함께 위치해 있다. 그런데 일부 학과내 소모임 연습 소리가 교수실과 대학원생연구실 및 일부 고시준비생들이 사용하는 도서관에까지 울려 해당단체의 구성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경제고시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정융(경영4)군은 “고시준비생들의 경우 하루하루가 급한데 종종 들리는 연습소리가 굉장히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같은 학생의 입장이고 개개인의 취미생활이라 이해는 하지만 강의동이 아닌 다른 연습실로 옮기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일부교수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건물배치와 공간배정 문제, 학생들의 인식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부의 한 교수는 “얼마전 타 학교 교수들이 강연을 위해 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강의중에 울리는 드럼소리에 많은 교수들이 놀랐다”며 “어떻게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교수 강의동과 연구실이 학생들의 락밴드연습 공간과 같이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타학교에서도 몇 군데 강의를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학교측의 배치 및 배정 문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교수는 “수업이 한창일 때 주변에서 연습을 하거나 떠드는 것은 배려가 부족한 행동”이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습하는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강의가 많지 않은 시간으로 연습을 조정하고는 있지만 자치활동의 자율성도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프랑스어문학과 락밴드‘불문율’윤언호(철학2)군은 “우리도 학생회관 같은 곳에 들어가면 마음놓고 연습할 수 있어서 좋지만 공간이 없다”며 “학교측이 학생회관쪽에 공간을 마련해 주던지 현재 연습공간에 방음시설을 설치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인사캠의 부지부족과 예산문제가 겹쳐 학교측도 신속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교측은 학생회관의 재건축이 이런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학교의 장기발전계획에 따르면 학생회관은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오는 2007년 이후에나 재건축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학생지원팀(팀장:김성영) 김범준 계장은 “재건축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수선관 리모델링 때 연습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이나 학생회관 일부공간을 할애해 공연동아리들의 연습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관리팀 등 해당 부서와 검토 중”이라며 “1, 2년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장기적인 문제이므로 해당 구성원들이 타인을 배려하는 의식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를 비롯한 타학교의 경우 강의동과 연구실이 학생자치공간과 같은 건물에 있는 경우는 드물며, 있더라도 소음이 큰 연습은 다른 곳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사캠의 경우 공간부족이라는 본질적인 문제 외에도 공간배치와 관련해 학교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다. 이에 학교측은 빠른시일내 자치공간의 효율적인 재배치를 고려해야 하며 시일이 걸리는 재건축 이전에 공연동아리들과 각종 모임들이 마음놓고 연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공간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