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용계획 성과없이 끝나 … 관계부처는 사실상 무관심

기자명 안상준 기자 (mindmovie@skku.edu)

36대 인사캠 총학생회(회장:조일훈(경영4), 이하:총학)가 재개하기로 선언했던 인사캠 정문 정비사업(이하:정문사업)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십여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오던 정문사업 문제는 삼성이 재단으로 영입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 지난 1998년에는 학교측이 직접 교문 옆 건물 매입을 시도하기도 했었으나, 건물주가 시중 적정가격의 3∼4배가 넘는 무리한 가격을 요구함에 따라 결렬됐다.

또한 작년에는 35대 총학이 정문사업을 재개하면서 그 방법으로 정문 옆 상가 불매운동을 선택했다. 당시 총학은 불매운동을 많은 학우들이 찬성할 것이라 판단해 강행했으나, 건물 세입자들의 강한 항의와 일부 학우들의 반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올해 36대 총학 역시 지난 2월 29일 총학 홈페이지(http://justskku. com) 공지사항란을 통해 정문사업 재개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총학은 실무단 모집, 대내 홍보 등의 계획을 세워 진행했으나, 실무단 모집에 3명밖에 지원하지 않는 등 홍보부족과 학우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외면 받아왔다.

이와 관련 김동수(노문2) 군은 “정문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항상 게시물을 지켜봤지만 실무단 모집 등의 사실은 거의 알지 못했다”며 “총학이 정문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학우들에게 철저한 홍보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36대 총학은 후보자 시절부터 정문사업을 정치적인 영향력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본교 지방 학생들의 주소지를 종로구로 옮기는 ‘주소지 옮기기 운동’을 실시해 일정 수의 종로구 유권자를 확보한 후, 여기에서 나오는 영향력을 이용해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자 측으로부터 본교 정문사업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총학이 주도했던 주소지 옮기기 운동은 3백여명의 참여에 그쳐 실질적으로 각 후보자 측에 내세울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한 총선 전에 금잔디 광장에서 치르기로 계획했던 선거 공청회가 각 후보측의 불참으로 무산돼 정문사업에 대해 후보자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의 유력한 후보자들은 본교 정문 사업에 대한 확답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일훈 인사캠 총학 회장은 “17대 총선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움을 느끼고 있으며 정문사업에 최대한 많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총선에 출마했던 각 후보자들이 본교 정문정비 문제에 대해 분명히 인식한 점만으로도 소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앞으로도 실무단을 재가동하는 등 정문사업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총학이 추진하고 있는 정문사업이 앞으로도 순조롭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정문사업을 주도해야 할 △종로구청 △대학본부 △성균관 등의 주요 기관이 정문사업을 우선순위로 두어 추진할 뜻을 내비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종로구청(구청장:김충용)의 한 관계자는 “성균관 주변 문화재 관리사업과 동시에 성균관대 정문정비 또한 고려하고는 있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큰 편이기에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부터 추진계획이 세워진다해도 완공되기까지는 5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교의 입장 또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전략기획팀(팀장:이수만) 노종대 계장은 “총학 측과 협력해 일을 추진할 예정이나, 관공서와의 협의 없이 학교측의 의지만으로 일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우선은 정문 주변 환경부터 깨끗이 정비한 후 정문사업은 장기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균관(관장:최근덕) 역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아직은 본격적인 정문사업보다 성균관 주변 정리사업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캠 정문사업은 학교의 이미지 제고와 옛 문화재 복원이라는 의미가 매우 큰 사업이다. 하지만 총학의 계획이 난관에 부딪히고, 주요 기관이 사업을 뒤로 미룸에 따라 올해 역시 별 성과 없이 미뤄질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앞으로 총학과 대학본부는 인사캠 정문사업이 본교의 많은 구성원이 바라는 바임을 인식하고, 철저한 계획으로 빠른 시일 내에 관계부처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