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지역연계 상황 점검

기자명 김시목 기자 (ksm7904@skku.edu)

서울시에서는 대학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각 대학의 담장 허물기를 제안했다. 이같은 방식은 대학을 좀더 지역사회에 개방해, 기존의 독립된 학문의 전당에서 나아가 지역민과 함께 하는 전당으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현 대학과 지역사회간의 관계와 상호 연계화 방안 등을 모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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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박종국(법학졸·79) 대학발전추진T/F팀장은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대학은 작게는 지역사회의 발전에, 크게는 사회 전체적인 발전에 기여하는 등 복합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누구나 공감, 현실적으로는 쉽지않아
이러한 대학의 기본적인 역할에 대부분이 공감하지만, 실제로는 지역 사회와 괴리된 체 존재해왔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대학과 지역과의 연계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나 그 방법과 관련해서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즉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있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대학과 지역간의 연계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 이상적으로만 생각할 수도 없다”며 “지역정서가 약한 서울에서는 더욱 힘든 문제”라고 말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35대 총학생회가 추진했던 정문정비 사업이 지역주민들과의 마찰로 인해 심한 갈등 상황으로 치달았었고, 기숙사 신축 문제 역시 대학과 지역과의 이익이 상충되는 문제로 발전하여 난관을 겪었다.

본교는 대학과 지역과의 연계 문제에 있어서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인사캠의 경우에는 언제나 협소한 캠퍼스 부지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과캠은 비교적 나은 편
현재 인사캠에서 지역과 연계해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대학로 문화행사 △종로구청과 연계한 관학협력 △공연프로그램 일부 주민 초대 등의 정도이다.

이에 비해 자과캠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산·학 협력 지역 컨소시엄 △연구프로젝트 활성화 △주민들 인터넷 및 전산 교육 등의 프로그램 △주민대상 스포츠 강좌 등을 준비 중이거나 실행 중에 있다. 또한 많은 지역주민들이 자과캠을 찾아 운동을 하거나 산책로로 이용하고 있어 대학과 지역이 함께 숨쉬고 있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대해 종종 자과캠을 찾아와 운동을 한다는 최수인(율전동·35) 씨는 “학교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율전중학교 쪽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운동하러 온다”며 “자과캠은 공기도 맑고 차가 적게 다녀 공원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아직 제한된 개방
중앙학술정보관(관장:정재영(경영) 교수)은 지역주민들에게 자료 열람을 허용하고 있지만 대출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자과캠의 경우 과학학술정보관은 자료 열람뿐 아니라 신분이 확실한 중·고교 교사 등에 한해서 자료 대출까지 가능하지만 이 외에는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학술정보팀 정승찬 계장은 “대학 도서관 개방은 이상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현실적으로 열람좌석들이 충분치 않아 재학생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제한적인 개방이 불가피함을 언급했다. 이어 향후 도서관 개방과 관련해 정 계장은 “대학이 지역 주민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점차 개방화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밝혔다.

학생들 역시 전면개방보다는 일부 개방에 그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수영(인과계열1) 군은 “지역사회와 공조해야하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시험기간일 경우에도 개방한다면 안 그래도 협소한 열람 공간에 학생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지역간의 공감대 형성돼야
대학과 지역간의 연계성 강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 할 문제는 구성원들 간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나 기획이 제시된다하더라도 구성원들이 공감하지 못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지영(프랑스어문3) 양은 “기본적으로 대학과 지역간의 연계 강화에 있어 선결돼야 할 점은 구성원들의 무관심 해소”라며 “구성원들의 연계에 대한 필요성이 극대화되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일 때 일차적으로 대학과 지역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시급함을 주장했다.

또한 대학과 지역 간에 상충하는 이권문제를 해소해야 연계 발전이 가속화 될 수 있다. 각종 이권 문제에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다양한 해결책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해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일훈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대학과 지역간의 상호이익관련 문제들은 양자간의 이익이 상충되기 때문에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열린 마음을 가지고 양자가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연계프로그램 모색해야
협소한 캠퍼스 부지로 인해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해있는 인사캠의 경우 협소함만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움직임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본교 사회복지학과 소모임인 ‘종로사랑’과 같이 지역 어른들을 위한 사회봉사에 앞장서는 활동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종로구청 공보계 김용문 팀장은 “구청 소속의 봉사팀과 연계해 활동을 벌인다면 지역사회를 위해 구성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또한 매년 성대 뒷산에 녹지조성을 위해 구청차원에서 나무심기를 하는 것 역시 지역사회의 건강한 환경조성에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 토대마련 후 연계프로그램 실행
대학은 기본적으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기본적인 책무를 다할 때 진정한 상아탑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지역사회 역시 대학 발전의 토대 위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과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은 일차적으로 서로간의 거리감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의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 이후에 구체적이고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킨다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