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 읽는 책, e-book

기자명 박현민 기자 (jade84830@skku.edu)

얼마 전부터 본교 중앙학술정보관에서는 e-book 시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시범 서비스로 이용자들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책을 볼 수 있게 됐다. 본교 정호상(독문 2)군은 중앙학술정보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e-book 시범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밤늦게 집에서도 홈페이지를 통해 읽고 싶은 책을 대출해 읽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종이가 아닌 새로운 형식을 지닌 서적의 등장으로 책의 역사는 큰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e-book이란 무엇인가

e-book은 Electronic Book의 준말로 컴퓨터 등의 전자 단말기를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개념의 책이다. 우선 도서로 간행됐거나 간행될 수 있는 저작물이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해 전자 기록매체·저장장치에 수록된다. 수록된 내용은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컴퓨터나 휴대 단말기로 전송돼 이용자들이 그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

경제성·편리성 갖춘 e-book

e-book은 기존의 종이 책이 본질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었던 단점들을 가볍게 극복하고 있다. 정보의 전달과 보존이라는 점에서 볼 때 e-book은 기존의 책들에 비해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종이와 달리 e-book의 저장공간인 메모리칩이나 디스크는 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으며 부피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원하는 사람은 인터넷에 접속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므로 책을 펴내는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편집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YES24.COM 박지수 기획이사는 “e-book의 적은 편집비용, 보관비용 그리고 출판비용의 경제성은 자본주의 경제와 부합하는 큰 장졈이라고 밝혔다. 또한 MP3, 동영상, 3D기능 등을 통해 기존의 평면적 책읽기에서 나아가 입체적인 책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본교 중앙학술정보관 김홍덕 직원은 “도서관에서 e-book을 이용할 경우 대출기한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반납되기 때문에 기존의 ‘연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가능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혁명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e-book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지닌 책의 등장은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사실 e-book의 기원은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봐야 한다. 인터넷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인 1971년 인쇄활자 발명자인 구텐베르크의 이름을 딴 ‘구텐베르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저작권이 소멸된 문학작품들을 디지털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해 전자문서로 만들어 무상배포 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를 통해 많은 문학작품들이 전자문서로 재생산 됐다. 이 프로젝트가 바로 e-book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전자문서가 통신장치를 통해 전달될 수 있는 수단이 결여돼 있었다. 인터넷 보급과 확대라는 시대적 변화와 함께 이 시도는 다시 빛을 발하게 됐다.

e-book의 미래

하지만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e-book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문제점이 몇 가지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다. 무한복제가 가능하다는 전자책의 장점은 저작권의 측면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종이책에는 저작권자의 인장이 찍힌 인지가 붙어 있다. 저작자는 인지를 출판사에 판매함으로써 판매된 도서금액의 일정부분을 저작권료 명목으로 받을 수 있다. 저작권법에 의해 인지가 붙지 않은 책을 유통하는 것은 불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e-book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이런 절차가 생략된다. 최근 기술의 발달이 무단복제로 인한 저작권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저작권자들은 e-book을 신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리고 저작권 문제는 e-book 콘텐츠 부족문제로까지 연결된다. 김 직원은 “특히 학술서적이나 베스트셀러 같은 경우는 저작권자들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저작자들이 e-book을 믿지 못하고 이에 회의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e-book은 종이 책에 비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인터넷 시대로의 진입과 함께 새로이 등장한 e-book.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과 편집, 보관, 출판에 있어서의 경제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e-book의 매력이다. 하지만 아직 e-book은 저작권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