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노종현 기자 (kdzzang0791@naver.com)

 

제목 그대로다. 발간 주 수요일 밤, 내 방에서 시도했던 첫 번째 취재후기가 산산이 부서졌다. 지금까지 써온 수많은 내 기사들처럼 편집회의를 거치지도, 체크를 받지도 않으며 단지 내 생각을 적어 내려가는 것인데도 말이다.

자자 다시 집중해 보자. 내 취재후기의 제목이 ‘세 번째 취재후기’가 되는 건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이니까. 여느 때와 같이 발간 주 금요일이 가는 줄도 모르고 내 마지막 부서 기사를 마친 뒤에 마주한 토요일 새벽, 이는 분명히 내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다.

돌이켜보면 평범했다. 하루하루 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를 신문사에서 활동했던 1년이라는 시간으로 늘이면 결국 평범한 생활로 수렴되는 느낌이랄까.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다’라는 말은 생각보다 높은 정확도로 우리의 삶을 관통한다. 오지 않는 인터뷰 회신에 모든 신경이 쏠려있던 이번 발간도 언젠가는 추억에 집어삼켜질 것이다.

다만 지난 일 모두를 행복한 추억으로 덮어두기에는 스스로 그렇게 떳떳하지 못하다. 고백하자면, 이번 학기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는 못했다. 나를 너무 믿은 나머지 1주 차에는 기사를 같이 준비하던 동생에게 짐을 지웠고, 4주 차에는 부끄럽지만 가야만 했던 취재를 놓쳤다. 내 거취가 정해진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울림이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이번 학기 쉼 없이 부족함을 마주했던 나는 정말 신문사를 떠나려 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절반쯤 무너져 버린 나를 결국 일으켜 세운 건 또다시 사람이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한다는 생각, 이는 나를 신문사에 남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변수였다. 변수는 상수가 되었고, 그렇게 나는 이들과 함께할 6개월의 시간을 얻어냈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6개월을 완벽하게 보내겠다는 약속은 하지 못하겠다. 참 염치없지만,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편이니까. 다만 지난 1년보단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하겠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현실적 조건과 협상해 얻어낸 시간인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겠다. 그리고 언젠가 마주할 이 여행의 끝에서, 나 또한 당신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하겠다.

노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