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기자 (webmaster@skkuw.com)

대학 생활을 막 시작한 스무 살의 나는 로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동아리에 대한 로망이 가장 컸다. 교내 동아리에 들어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동아리 홍보 부스를 통해 풍물패 얼을 알게 되었고, 얼의 화목한 분위기에 이끌려 가입했다. 그렇게 나는 로망의 대부분을 풍물패 얼에서 이루었다.

장구를 제대로 쳐 본 적도 없이 무작정 들어온 동아리였지만, 가을 정기 공연을 진행하면서 풍물놀이에 점점 빠져들었다. 다 함께 만든 공연은 풍물놀이와 풍물패 얼에 많은 애정을 갖게 하였다. 힘들었던 순간들은 동아리 부원들과 더욱 끈끈하게 연결되게 해 주었고, 행복했던 순간들은 대학교 새내기 생활에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또, 이전에는 느껴본 적 없었던 뿌듯함을 가져다주었다. 1년간 동아리 활동을 하며 쌓인 얼과 얼 부원들에 대한 애정은 나를 회장 자리에까지 오게 했다. 

다른 동아리에 비해 규모가 작은 동아리지만 회장의 역할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동아리 홍보 부스부터 정기연습, 엠티, 그리고 전수까지 어느 하나 준비가 쉽지 않았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욕심까지 더해져서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마다 부담이 컸다. 그래서 회장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땐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집행부원 친구들에게 날카롭게 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회장 역할에 점차 적응하면서 모든 일을 빈틈없이 해내려 하는 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여유를 갖고 즐기면서 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가 많았다. 실수투성이로 마무리되어도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부담스러운 자리를 즐길 수 있게 되기까지 다른 집행부원 친구들과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집행부원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를 북돋아 주고, 언제나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주었다. 또 작년 집행부원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고민을 이야기하면, 선배들은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다. 

현재 집행부원은 총 8명인데, 한 명 한 명 중요하고 소중하다. 바쁘고 정신없고 맨땅에 헤딩하는 듯했지만, 집행부원들 덕분에 지금까지 동아리가 잘 굴러갈 수 있었다. 풍물패 얼에 들어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성장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었다. 버겁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얼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고동락하니 어리바리 허둥지둥했던 집행부원들은 조금은 능숙해진 46기 집부패밀리가 되었다.

이제 2023년 가을 정기 공연을 앞두고 있다. 앞의 어떤 활동들보다도 할 일이 많고 바쁘겠지만 걱정보다는 46기가 진행하는 첫 공연이라는 설렘이 더 크다. 공연을 준비하고 보여주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동아리 부원들에게 잊지 못할 대학 생활의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풍물패 얼 파이팅! 46기 47기 얼링이들 파이팅!

이윤성(시스템 22) 학우
이윤성(시스템 22)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