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지빈 기자 (zibini930@skkuw.com)

LCA 관점으로는 전기차도 탄소 배출량 상당해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전체 과정에서 탈탄소화 이뤄져야

대표적인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며 친환경성이 강조되곤 한다. 그렇지만 전기차는 과연 탄소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까? 전기차가 완전한 친환경 자동차인지 알아보자.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전기차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전기차에 대한 오해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대부분 엔진 내 피스톤 운동을 통해 움직이는 내연기관차다. 이때 피스톤을 움직이는 것은 연료의 연소로 발생한 고온·고압의 기체인 매연이다. 내연기관차가 배출하는 매연은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포함하고 있어 대기오염의 주원인이 된다. 이에 전기로 모터를 작동시켜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전기차가 그 해결 방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생애 전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 관점에서 봤을 때 전기차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완벽한 대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LCA는 △생산 △수송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우리 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이제찬 교수는 “LCA 기준으로 봤을 때 전기차도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편”이라며 “특히 전기차의 주원료인 전기를 생산할 때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기오염에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국내 전력발전 방법 중 약 3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석탄을 연소시키는 방법이며 그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또한 전기차의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홍혜란 캠페이너는 “배터리의 주재료인 니켈, 망간 등의 원료를 채굴 및 가공해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니켈의 채굴 과정에서 열대 우림을 벌채하게 되며 가공 중에는 고열과 고온이 수반되는 공정이 있어 탄소가 상당히 많이 배출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기차,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가 되기 위해선
현재로서는 전기차가 환경 보호를 실천하도록 하는 최선의 선택이다. 홍 캠페이너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2022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LCA 관점으로 차종별 탄소량을 측정해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내연기관차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다는 사실을 인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가 되기 위해서는 전기 생산 방법과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홍 캠페이너는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높이고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재료도 무탄소 철강과 같은 저탄소 제품으로 바꾼다면 환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주행뿐 아니라 생산, 유통과 같은 과정에서 탄소량을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탄소중립=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를 막아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 수준으로 낮추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