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기자 (webmaster@skkuw.com)

우리의 몸은 해발 8,000미터 이상의 높이에서는 장시간 체류 시 살아남도록 설계되진 않았다. 그런 높이에서는 지표면 공기 중 산소량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산소가 희박하다. 또한 기압이 지표면에 비해 턱없이 낮은 탓에 여름에도 대기권의 열을 쉽게 흩어져 버리기 때문에 상상 이상으로 춥고, 바람을 막아 줄 것이 없어 수시로 불어오는 바람 또한 큰 위험이 된다. 만약 이런 곳에서 고립이 된다면 이들 조건 중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일단 산소 부족은 심장과 신경 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추위와 바람은 노출된 살갗을 손상시켜서 추위에 노출된 지 단 몇 분만 지나더라도 동상과 저체온증을 유발할 것이다. 때문에 몸이 망가질 정도로 높은 고도에 올라간다면 생존할 가능성도 아주 희박해진다.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한 장소로 내려오는 것뿐이다.

1953년 5월 29일, 애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는 높은 고도에서의 생존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으나 이를 이겨낸 사람들이다. 그 이전까지는 그들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른 사람은 없었다. 두 사람은 생존과 싸워야 했다. 한 걸음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등에 둘러멘 산소통의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숨을 쉴 때마다 폐 속 모든 공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더욱이 집어 삼킬 듯 매서운 바람 때문에 작은 얼음 조각들이 얼굴로 날아와 박히기 일쑤였다. 그들이 살아남으려면 몇백 미터 아래에 있는 그나마 안전한 임시텐트가 있는 제6번 캠프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전에 힐러리와 노르가이는 이 혹독한 등반을 마쳐야 했다. 48미터만 더 오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의 정상이었다. 쓰러지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됐지만, 에베레스트의 악조건 속에서는 쉽지 않은 일 이었다. (스튜어트와 그린우드가 쓴 ‘세계를 바꾼 위대한 탐험’ 중에서 발췌)    

탐험가 정신은 탐험과 모험을 추구하며 새로운 지역, 문화, 경험을 탐험하려는 열망이나 성격을 나타내는 정신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보통 일상적인 경험을 넘어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우리의 세상을 더 넓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자 한다. 탐험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위험을 감수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 가능하면 자신의 힘으로 난관을 해결하고자 하는 독립성, 새로운 문화, 언어, 역사 등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학습하고자 하며,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며 함께 목표를 달성하려는 능력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탐험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관심을 가지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아실현과 성장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이 세상에서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아주 작은 확률과 어려운 조건에서도 스스로 도전하는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현재 우리의 세상과 삶은 그들의 용기와 희생 위에 서 있는 것이기에 진심으로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나는 앞으로 우리가 개척하고 탐험해야 할 미지의 영역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믿는다. 우리 세대에서도 위대한 탐험을 목격하게 되고, 우리들 중 누군가는 위대한 탐험가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주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박성하 물리학과 교수.
박성하 물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