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송선교 편집장 (songsong@skkuw.com)

에스카라 아티스트 라인업이 공개된 날 학우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필두로 한 이번 축제의 라인업은 가히 ‘역대급’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큼 화려했다. 각종 SNS와 메신저, 커뮤니티에서도 에스카라의 라인업은 연일 화제였다. 축제 전부터 화제가 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총학생회 SKKUP은 축제를 맞이해 진녹색 스포츠 유니폼 굿즈를 만들어 사전판매했다. 해당 굿즈는 예쁜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그중 몇몇 품목은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했다.

우리 학교는 지난해 총학생회 Spring의 사업을 시작으로 진녹색을 활용한 브랜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학교 안팎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축제에는 브랜딩에 더욱 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도 총학생회는 진녹색 굿즈를 성공적으로 판매했고 진녹색 드레스코드를 활용한 SNS 이벤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에 더해 화려한 연예인 라인업이 이목을 끌며 이번 에스카라는 이전보다 더 큰 브랜딩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축제 전까지의 이야기였다. 축제가 끝난 후 커뮤니티에서는 아티스트 공연 사이에 있던 몇 번의 킹고응원단 무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연예인을 보러 온 사람들 앞에서 너무 자주, 길게 무대를 차지한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원색적인 비난이 섞인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현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종종 들렸다. 킹고응원단이 무대를 이어가면 몇몇 사람들은 연예인을 보고 싶다며 불만 섞인 탄성을 냈다. 참 아이러니하다. 우리 학교의 축제에서 우리 학교의 무대는 환영받지 못했다. 우리가 진녹색 옷을 입은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이번 축제의 브랜딩에 걸었던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다. 우리 학교의 브랜딩은 아직 나아갈 길이 멀었다. 아무리 진녹색 옷이 많이 보이고 방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해도, 우리가 우리 학교를 환영할 수 없다면 브랜딩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지금 우리 학교가 하는 것은 브랜딩보다는 연예인의 명성을 빌린 마케팅에 불과한 것이다.

브랜딩의 핵심은 우리의 의식에 있다. 우리는 축제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브랜딩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연예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즐거운 무대를 더해주는 것 이상에 그치지 않는다. 학우들이 결과적으로 즐거움을 덜 느꼈다는 점에서 총학생회와 킹고응원단도 이번 축제 공연의 구성에 대한 비판은 수용해야 하겠지만, 그들은 브랜딩이 이뤄질 환경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우리 축제의 주인은 우리고, 우리 학교의 브랜딩은 우리가 완성하는 것이다. 연예인 라인업에 관심을 갖는 만큼 축제의 메인 응원곡을 궁금해하고, 연예인의 공연을 즐기는 만큼 어깨동무하고 우리들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즐거워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는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모든 학내 구성원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송선교 편집장
송선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