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재경 기자 (yu2021ing@skkuw.com)

우렁쌈밥을 좋아하던 청년의 섬세한 손길이 닿은 밥상

매일 손수 장본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

자과캠 후문으로 나와 5분만 걸어가다 보면 유리창 너머로 소쿠리와 뚝배기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된장찌개, 제육볶음과 쌈 채소 등 따끈따끈하고 신선한 음식을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청년밥상’이다. 학생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청년밥상의 장철희(33) 사장을 만났다.

청년밥상은 2018년에 개업한 후 6년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식당이다. 우렁쌈밥을 좋아하는 20대 청년이었던 장 사장은 유년 시절을 보낸 자과캠 근처에 청년밥상을 개업했다.

장 사장은 청년밥상이 ‘맛집’으로 불리는 이유로 맛있는 음식과 정직한 마음가짐을 꼽았다. 그는 특별한 비법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게 개업 이후 지금까지 장 사장이 지키고 있는 한 가지 철칙은 매일 아침 직접 장을 보는 것이다. 그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 직접 재료를 보고 요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에 대해 그는 “청년밥상은 신선함을 내세우는 가게인데 귀찮다고 직접 장을 보지 않으면 저희만의 색깔을 잃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간 도매상이 없기 때문에 물가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저렴한 가격과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전했다.

청년밥상의 간판. 사진ㅣ유재경 기자 yu2021ing@
청년밥상의 간판. 사진ㅣ유재경 기자 yu2021ing@

이외에도 그는 청년밥상만의 특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장 사장은 “창업 당시 청년밥상만의 특색을 살리고 싶어 토속적인 식재료에 어울리는 소쿠리를 쟁반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이 점 덕분에 가게가 인기를 더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밥상의 메뉴는 쌈밥류 2가지와 찌개류 4가지로 구성된다. 장 사장은 “메뉴가 너무 많으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고 손님들도 메뉴를 고르기 어려워하신다”며 “손님들이 자주 드시는 음식을 선별해 현재의 여섯 개 메뉴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구성한 메뉴 중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메뉴는 우렁쌈밥과 제육쌈밥이다. 이외에도 청년밥상의 메뉴판에는 ‘성균관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 김태건 씨의 작품’이라는 소개 글이 적힌 특별 메뉴가 있다. 오징어볶음을 먹고 싶은데 학교 주변에 파는 곳이 없다는 학우의 말을 듣고 사장님이 이벤트 메뉴로 ‘오징어쌈밥’을 출시한 것이다. 이처럼 청년밥상은 학우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삶 속에 녹아들고 있다. 장 사장은 “평소 가게를 자주 찾아주던 학생이 군대 전역 직후에도 여기가 생각나서 왔다는 말을 건넸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청년밥상의 음식. 사진ㅣ유재경 기자 yu2021ing@
청년밥상의 음식. 사진ㅣ유재경 기자 yu2021ing@

손님들에게 어떤 가게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장 사장은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게”라고 답했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음식의 맛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맛을 표준화하기 위해 항상 열심히 노력한다”며 손님을 향한 진심에서 우러나온 장사 철학을 내비쳤다. 청년밥상을 찾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은 우리 학교 학우들이다. 이에 장 사장은 “저도 나이가 젊은 편이라 학생들의 취향이나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며 “현재는 또 다른 학생이 부탁한 생선구이 레시피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정겨운 음식과 사장님의 섬세한 마음이 있는 청년밥상에 방문해 쌈밥과 찌개로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청년밥상 장철희 사장. 사진ㅣ유재경 기자 yu2021ing@
청년밥상 장철희 사장. 사진ㅣ유재경 기자 yu2021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