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우혁 기자 (wh776500@skkuw.com)

‘삑, 삑’.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가 후반전을 준비한다. 라커룸에 들어온 선수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전반전에 했던 실수에 대한 후회도 남아있을 것이고, 멋지게 성공시킨 드리블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 후반전은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이번 성대신문 1718호에는 내 마지막 기사가 실린다. 또한 발간이 끝나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학교 단체 활동이 사실상 끝이 나게 된다. 그렇기에 이번 호 발간은 내 인생의 전반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와도 같이 느껴진다. 희미해지는 휘슬 소리를 뒤로한 채 라커룸에 들어온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돌이켜 볼 때 가장 후회되는 점은 역시 내 이전 기사들의 퀄리티다. 분명 쓸 때는 흐름도 좋고, 소재도 흥미로운 것 같은데 막상 발간된 기사를 읽어보면, 흐름이 어색하거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뒷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 열심히 취재하고, 회의 피드백 반영해서 성실하게 수정하다가도 조판 회의 전날인 금요일만 되면 얼른 끝내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그래서 항상 기사가 발간되고 나면 수정하지 못한 부분이 보여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것 같다.

물론 멋지게 성공시킨 드리블에 대한 뿌듯한 기억도 남아있다. 내가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증권 애널리스트와 증권사에서 인터뷰했던 것, 직접 신천지 피해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 등 다양한 취재 경험들이 머릿속에 선명하다. 내가 학보사의 기자로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기사에 담아냈다는 것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참 뿌듯한 일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교사 집회에 참여해 특수교사분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내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 오는 길에도 인터넷엔 여전히 시위하는 이들에 대한 혐오가 만연했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판단하고, 혐오하는 것만큼 오만한 행동이 없다. 말을 아끼자. 그리고 판단을 아끼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후회의 순간도 뿌듯했던 순간도, 또 충격의 순간도 내겐 다 배움의 연속이었다. 성대신문에서 나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이제 나는 이 집단에서 1년 6개월 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후반전을 준비해야 한다. 후반전엔 또 어떤 시련이 닥칠까. 근데 사실 걱정이 안 된다. 전반전 잘 해왔으니까, 후반전도 잘 해낼 거라고 믿는다. 취재후기 이렇게 쓰는 게 맞나 모르겠다. 그래도 성대신문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언제나 이별의 순간은 마음이 아프다. 다들 정말 그리울 거다. 성대신문에서 활동한 모두의 후반전을 응원한다. 또 내가 기사를 쓸 때 도움을 준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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